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 참 묘하고도 신기한 게임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자꾸만 자꾸만 새로운 물음표가 생기더라.
야! 너 승진은 해서 뭐할 건데? 직장에서 잘나가 봐야 그게 천년만년 간다든?
그래봐야 돈 없으면 다 헛 거 아냐? 괜한 헛물켜지 말고 그 에너지로 차라리 돈이나 벌어보는 게 어때?’
듣고 보니 틀린 것 하나 없는 말이었어. 그렇다고 당장 일을 그만둘 엄두는 안 나고 우선 남들 다 한다는 재테크부터 시작해보자고 마음먹었지. 그러던 차에 마침 집 근처에서 평소 관심있던 경매강좌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당신도 기억나지? 매주 일요일 저녁 당신에게 훈이를 맡겨놓고 다니던 강의 말야.
부동산 관련 법규부터 시작해서 실제 경매사례까지 넉 달에 걸쳐 강의를 듣고 몇 건의 물건을 분석하고 임장을 해보기도 하며 제법 ‘꾼’ 흉내를 내 보았으나 당신이 알다시피 실제로 도전하진 못했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애 딸린 엄마 직장인이, 그러니까 일터와 가정 사이를 오가는 것 만으로도 이미 심신이 너덜더널한 상태였던 내가 소화하기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드는 일이었던 거야.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단지 ‘돈’만을 위해서 견뎌내기엔 썩 매력적인 작업이 아니었어. 당신이 내가 재테크를 통해 가정경제를 확 일으켜 세워주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재테크'의 세계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내게 맞는 일이 아니라는 확신만 강해져갔지. ‘돈’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닫기도 했구. 그러면서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쫒아다녔냐구?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내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재테크 지식이 아니라 철석같이 믿고 따르던 가치관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는 일이었던 것 같아. 그런데 의식이 그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엄한 곳만 따라다니니 어쩔 수 없이 무의식이 데이타를 재해석해서 필요한 정보로 가공해주고 있었던 것 같아.
현재 가치를 보고 투자하라. 시세차익은 보너스지 主수익원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찾아내지 못하는 투자는 도박일 뿐이다.
아! 그러니까 가슴뛰는 일을 하라는 거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일에 자기를 맞추려고 노력해서는 안 된다는거야. 일과 공명하지 못하는 헌신은 낭비일 뿐일테니까.
신중히 생각해 투자를 결정했으면 시간의 힘을 믿어라.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의미를 즐기다보면 사람들이 그렇게나 갈급해하는 시세차익도 덤으로 찾아온다. 혹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누렸으니 아쉬울 것이 없다.
신중한 탐색 끝에 천직을 찾았다면 시간의 힘을 믿어라. 조급해하지 말고 일을 즐기다보면 사람들이 그렇게나 갈급해하는 부와 명예도 덤으로 찾아온다. 혹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행복했으니 아쉬울 것이 없다.
강사의 투자철학이 내겐 삶 전체를 위한 철학으로 이해가 되었어. 하라는 '투자 실행'에는 마음이 완전 떠나 '아! 그렇지! 그렇게 살 수 있음 좋겠다!' 함서 고개만 연신 끄덕거리고 앉아 있었던 거지.
그 운영자는 재테크 강의뿐만 아니라 독서모임도 운영했었는데 그때 만난 책 중 한권이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꾸어놓았으니 인생이란 참 묘하고도 신기한 게임이 분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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