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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greene Sep 22. 2024

사주 후기


오늘 한 시간 전화로 사주 보고 남기는 후기


1.

요즘 개인들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돌아볼 때, 상당수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는다. 그래서 좋은 일이 있거나 잘할 때는 자신을 띄우며 격앙되거나, 나쁜 일이 있을 때는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 찾으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하지만, 한 발자국 물러나, 나를 하나의 객체로 여기어 조망해 보면, 어쩌면 '나'라는 인간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 그 요소들로 구성된 환경에 의해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어찌어찌 바꾸려고 해 봐도, 고차함수의 세상 속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수'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눈에 보이는 몇몇의 변인들을 통제하는 게 전부다.


이러한 관점은 한 개인을 허무주의에 빠지게 만들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어찌 됐든 핵심은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 방식 중 하나가 사주팔자가 될 수 있다.


맞고 틀린 것에 집착할 필요도, 좋고 나쁜 풀이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다. 그저, 과중한 부담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부담은 좀 덜고, 가이드라인을 제시받는 정도로만 생각해도 전보다 훨씬 나아진다. 


내가 그렇다 지금. 이분과의 한 시간 통화로 어쭙잖은 힐링서적 읽는 것보다.. 전화 통화한 게 훨씬 낫다. 


2.


지인 추천받고, 오늘 상담받으려고 2주 전에 전화상담 예약해 뒀음. 대기가 꽤 있어서

반신반의하면서 전화를 기다림. 


내가 웬만하면 사람을 잘 안 믿어서, (약간 데카르트 마인드라, 내가 의심한다는 사실 빼고는 다 의심)


그래서 내 정보 2~3개 정도만 주고, 총 45분 중에 35분까지 통화했을 때, 목소리 톤 일정하게 유지하고 네, 네만 거렸다. 어떤 단서도 주기 싫어서..


근데 진짜 상당히 정확해서 마지막 10분 동안은 방어기제 다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물어볼 건 물어보고 재미있게 대화했다. 살면서 이렇게 알찬 1시간은 잘 없다. 피시방에서 결제한 시간 끝날까봐 조마조마해하는 초딩처럼 상담 내내 시계 보며 늦게 끝나길 원했음


우선, 세장짜리, '메타인지보고서'라는 PDF보고서를 써서 시작 20분 전에 보내주시며 미리 읽어보라고 하시는데, 그걸 토대로 같이 보면서 진행하니 꽤나 직관적이며 흡입력이 있다.


+오랜만에 누구랑 이야기하면서, 달변가라는 느낌을 받았음. 


진짜 이게 받아보면 아는데...

추천해준 지인이랑 호들갑 떨면서 

자발적으로 후기 남기면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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