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 꿰이는 경험
-개별 회사의 Narrative만 보면, 어떤 회사든 그 나름의 '혹할만한' 타당한 논리가 있다. 투자 경험이 부족할 때는, '와 이 회사 미쳤네'라고 느껴질정도로 솔깃한 투자 하이라이트가, 사실은 거의 모든 회사에 다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사측이나, 이미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들이 구축한 논리적 완결성에 매료되곤 한다. 투자...주식을 하게 되면 코 꿰이는 경험을 한 번 쯤 하게 된다. 이것이 어쩌면 주식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지불하게 되는 '입장료'정도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논리를 만들기까지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내공에 대한 나의 정의는, 스스로 만든 논리로 돈을 번 경험이 최소..정말 최소 2회 이상 있는 것을 의미한다. 1회를 초과하는 순간 비로소 그것은 유일무이한 사건이 아니게 되며, 초심자의 행운이나 우연한 일이었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3개년, 5개년 연평균 수익률이 몇퍼센트 이상은 되어야 한다라는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맞지만, 투자란 결국 돈을 번 사람이 '옳은' 것이기에, 투자경력이 많다고 해서 돈을 잘 버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논리가 적용된 복수의 경험을 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다.
-이러한 내공이 쌓이기 전까지는, 소위 말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논리를 따라가며 검증해보고 납득을 하는 것도 벅차다. 그럼에도 최대한 논리적 완결성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 단계는, 그 논리의 대척점에 서 있는 다른 논리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반박 논리가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부분을 시사하는데, 대체로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유레카이기 보다는, 애초에 시장에서 외면된 논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대 시나리오에 대한 논리가 없는 투자 아이디어, 공론화가 되기 전의 접근법과 논리는 시간이 꽤 오래 소요될 확률이 높고, 시간에 노출되는 것은 결국 위험 역시 증대될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이런 경우가 아닐 때에도, 내가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바의 논리적 완결성은, 반대 진영의 논리의 빈약함을 확인함으로써 더욱 견고해지기 때문에, 꼭 반대 진영의 논리의 존재 유무 그리고 합리성을 검토해야 된다.
2.
시장은 긴 시계열로는 합리적으로 가격을 형성한다고 믿겠지만, 시장을 구성하는 어떤 시점이나 기간이라는 부분집합은 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움직임 투성이다.
같은 재료의 소식도 어느 시기에 따라 공표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일으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치 컵에 물이 1/2이 있는데, 어제는 물이 반이나 있네라고 반응 했는데, 내일은 반밖에 없네라고 반응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락의 원인이 불분명할 때도 많고, 왜 빠지는지 모르는 날이 부지기수다. 더불어, 시간이 흐르며 나의 포지션이 변동성에 계속 노출 되면, 내가 알고 있는 사실 그리고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논리에 계속 균열이 생긴다.
투자로 돈을 버는 게 정말 어려운 이유다. 수차례 풍파와 높은 파고를 겪다보면, 내가 뭘 알긴 알고 투자를 한 건가라는 회의감에 휩싸인다. 더불어, 몰랐던 정보들도 계속 나타난다. 전쟁에서 승리할 거대한 탱크라고 생각했던 나의 지식과 논리는, 작디작은 포크였음을 목도하게 된다.
3.처음부터 잘 고르는 거, 그게 결국 답
일반인은 타이밍을 맞춰 매매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적기의 매수와 매도는 결과론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고, 일반인이 아닌 전문투자자나 기관에서 매매를 하는 포지션도 결국 확률적으로 내가 승리한 경험을 몇번 갔는지로 검증되는 것이지, 반드시 실패가 수반된다.
따라서 융통할 수 있는 자금여력이 제한적이고, 더군다난 실패를 하면 재기할 재원이 충분치 않은 상태의 시장 참여자는 타이밍을 재려는 시도 자체는 대체로 좋은 결과를 불러오기 힘들다.
하지만 이것도 승리 뒤에 수반되는 실패와 승리를 거듭하며 학습해야 결국 시인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완결한 논리가 무너지는 경험을 통해 확증편향에 빠졌던 자기 자신을 관조하는 고통들을 마주해야,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라는 것을 직시하는 것 같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애당초 '올바른 의사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당면하는 문제 conviction인가 stubborn인가?!\
구체적인 숫자가 뒷받침 되지 않고, 막연한 논리로 집행된 투자는 홀딩할 때 정신적 소모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경험하는 것
이 두가지 경험이 각인되어 있지 않으면, '논리적 타당성'이라는 것이 사실 얼마나 편협한지 알게 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수업료'가 된다.
무너지는 경험이 있어야 비로소, 직시하게 된다. 애초에 한 인간이 모든 것을 고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채 내리는, '합리성'을 충족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unknown unknowns투성이다. 회사의 개별 위험 외에도, 그 회사가 속한 산업에 대한 구조적인 위험과 더불어, 작년말의 계엄령으로 인한 국내 증시 변동성 증대부터, 트럼프 집권 이후의 전세계 증시,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나의 확신을 끊임없이 옅게 하고 휘청거리게 만든다.
4.
구체적인 숫자가 뒷받침 되지 않고, 막연한 논리로 집행된 투자는 홀딩할 때 정신적 소모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경험하는 것. 이 두가지 경험이 각인되어 있지 않으면, '논리적 타당성'이라는 것이 사실 얼마나 편협한지 알게 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수업료'가 된다.
무너지는 경험이 있어야 비로소, 직시하게 된다. 애초에 한 인간이 모든 것을 고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채 내리는, '합리성'을 충족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unknown unknowns투성이다. 회사의 개별 위험 외에도, 그 회사가 속한 산업에 대한 구조적인 위험과 더불어, 작년말의 계엄령으로 인한 국내 증시 변동성 증대부터, 트럼프 집권 이후의 전세계 증시,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나의 확신을 끊임없이 옅게 하고 휘청거리게 만든다.
5.시점
-경험은 모든 초짜들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투자는 전적으로 '논리'에 의거 해야된다. 같은 회사에 대한 투자도 어느 '시점'에 집행되었는지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며, 결국 변동성이라는 파고 앞에 정신줄을 붙잡고 홀딩할 수 있는 근간은 전부 '논리'에 근거한다. 정답이라면 진리지만, 투자에는 정답이 없다. 가장 타당한 논리를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전한 확증편향에 빠질 수준까지의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고, 제3자의 객관적 시선, 정반대의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자기검열을 하고 점검해보는 것은 투자의사결정에 마지막 방점을 찍어주는 행위이지만, 어줍잖은 논리와 '카더라'에 기탁한 논리는 쉽게 무너지고 만다. 개기일식 같은 찰나의 어둠에, 태양이 사라진 것 아니냐 호들갑 떨며, 잠깐 지나갈 소나기에, 장마가 들이닥친 것 아니냐며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사람 심리라는 게 그렇다. 세 사람이 호랑이를 여우라고 하면, 설령 그게 호랑이일지라도 여우라고 믿게 되는 게 사람의 본능이고, 시장에서 양산되는 무작위의 뉴스들이 반대급부의 논리를 강화할 때,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기 마련이다.
6.'카더라'투자의 말로
-초심자의 행운이나, 확률의 연속으로 '남들이 좋다고 하는 회사', '마냥 좋아보이는 회사'에 투자를 하고도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이 모든 변동성을 내가 감내할 만한, 완연한 의지나 확고한 믿음이 없으면, 종국에 돈을 벌더라도, 정신적이 손실이 상당하다.
-더불어, '카더라'투자가 갖는 문제의 본질은, 벌게 되면 자기가 잘한 것이고, 잃으면 남을 원망하게 되고마는데, 벌었을 때 더 위험해지는 것은, 사람이 교만해진다는 것이다.
최소한 1)산업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고, 2)동일 산업 내에서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와 열위를 모른다면, 사실상, 종국에는 벌었던 것을 다시 모두 시장에 환원하고 떠나게 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치며 아직은 시장수익률을 outperform하고 있지만, 최소 투자 기간이 5년이상이고 연평균수익률이 시장을 상회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면, 아직은 본인의 실력이라는 게 입증되기 어려운 구간이다.
좋은 장에는 대체로 돈을 벌기 마련이고, 나쁜 장에는 대체로 돈을 잃기 마련인데, 아직은 나도 어떤 싸이클을 오롯이 감내했다고 하기에는 투자기간이 부족하다.
7. 이 회사에 투자할 것인가? 그렇다면 얼마 Value에 투자하는 것이 적정한가?라는 문제에 봉착할 때면,
간편법으로 체크를 하고,
더욱이 업 특성상, A라는 회사에 투자를 할 것인지, 한다면 시기는 언제로, 얼마 Value할 것지에 직면하게 되는데, 버겁긴 하다. 금융을 업으로 할 때도 매번 받은 질문이기도 했고, 개인 투자를 할 때 자문자답 해야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달 전 만난 88학번 선배도 하고 계신 고민이었다. 경력이 얼마가 됐든, 각자의 논거를 가지고 답해야되는 궁극적 질문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여실히 드러날 판단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Not having FOMO is the single most important financial ski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