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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greene Oct 13. 2023

마케팅과 미용실 추천


1. 마케팅 공부의 필요성


요즘은 꼭 마케터가 아니더라도 어느 산업과 직무에서든, 마케팅을 활용해야 되는 시대다. 전공과목보다는 중요하지 않지만, 선택 교양보다는 중요한 필수 교양 느낌이랄까. 하물며,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에 마케팅이 교묘하게 녹아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분별력을 갖지 않으면, 누군가의 설계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따라서 마케팅 공부는 ‘활용’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첫 번째 이유이며, ‘분별력’을 갖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2. 마케팅과 소비자 행동


한편, 뛰어난 마케터들은 시장에 더 나은 제품들이 있음에도,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다. 소비자 스스로는 합리적 구매 결정을 했다고 생각할지라도, 실상은 누군가가 정교하게 설계한 마케팅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다.


소비자는 타인의 리뷰/평점을 보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어련히 좋겠지’ 하고 돈을 지불하며, 이는 경제학적으로도 합리적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마케팅은 이 합리성을 역으로 활용하여 자본에 의해 가공된 리뷰/평점들을 양산하고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준다.


최근에 우연히 듣게 된 방식 중 하나는, 개업하기 전부터 체험단 등을 활용하여 엄청난 양의 블로그 리뷰/평점을 미리 세팅해 두고 업장을 ‘새로 오픈’ 한다고 들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어떤 술집을 검색했는 때 분명 '새로 오픈'인데 왜 이렇게 리뷰가 많지? 하고 의아했던 적이 있는데, 이런 방식을 썼던 것이다.


내가 가게 사장이라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모든 마케팅 수단을 동원했을 것이다. 다만,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보면 마케팅을 활용하지 못해 시장에서 외면받는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도 있다는 것이다. 열위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자본주의의 생리라고 여기지만, 마케팅 못해서 폐업하는 것을 보고 ‘마케팅 잘했어야지 뭐 했냐?’고 핀잔주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짠하다.


그래서 말인데 이 타이밍에 미용실 하나 추천하겠다.


3. 미용실 추천


내가 가는 곳 중에, @리바이비헤어라는 곳이 있는데, 발산역 근처에 위치한 비교적 최근에 개업한 1인 미용실이다. 디자이너님과는 프랜차이즈 미용실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왔기에 벌써 2년 정도 됐다. 멀리로 이사 왔음에도 디자이너님이 실력이 있으셔서 나처럼 계속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여기서도 점점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이곳의 독보적 장점을 하나 꼽으라면, 디자이너님이 자기 일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다는 점이다. 평소에 새로운 방법(더 예쁘고, 손상이 덜 되는)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한다고 하신다. 내가 머리털 나고 만 3살부터 수많은 미용실을 다녔지만, 디자이너분이 자기 일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처음 들어본다. 그러니, 가보면 알겠지만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요즘 자기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 자체가 원체 드물지 않은가. 돈 주는 만큼 일하면 되지..work 보다 life가 중요하지..라는 말을 하면 수긍하지, 미친 듯이 일해야지 내 일을 통해 내 가치를 증명해야지라고 말하면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사람으로 본다.


백범 김구 선생님은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라고 하셨다.


이곳은 다른 여느 미용실과는 다르다. 소명의식이 있다. 그러니 방문 전에 신중했으면 좋겠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가본 사람은 없어서 또 가게 될테니까

(참고로, 둘째 주 일요일 11시는 내가 가서 웬만하면 예약은 피해주라)


4.마무리


마케팅 활용은 시대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기본이고, 마케팅 모르면 바보고, 외면하면 도태된다. ’장사의 신‘이라는 자영업자 컨설팅 채널에서도 자영업 성공의 8할은 광고/마케팅이라고 하더라.  요즘은 뭐든 실제로 뛰어난 것보다, ‘뛰어나 보이는 게’ 중요한 시대니까, 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세상이 그렇게 작동하고 있다.


내가 마케터는 아니지만, 어쩌면 마케팅의 미학은 이런 숨겨진 실력자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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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소정의 대가(최근에 머리 하면서 먹물소금빵 하나 받아먹음)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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