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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greene Nov 26. 2023

괜찮은 남자, 괜찮은 여자는 없다

괜찮은 남자, 여자가 뭘까 몇 마디 나누다가, ‘우리 성별에 국한시킬 게 아니라, 괜찮은 사람부터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로 귀결되곤 한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는 논지 이탈이라고 생각한다.


1.


우선, 나는 괜찮은 남자, 괜찮은 여자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괜찮은 사람만이 존재할 뿐. 괜찮은 사람의 성별이 남자면 괜찮은 남자사람, 여자면, 괜찮은 여자사람이다.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각 성별에 대해 논할 때는, ‘우월한’이라는 단어로 대체하는 것이 직관적이다. 


남자든 여자든 젊고 외모가 뛰어나고, 능력 있는 것은 우월한 것이지, 괜찮은 게 아니다. 그래서 여자에게서의 남자, 남자에게서의 여자로서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라면, 형용사를 수정하는 게 낫다. 반대로 괜찮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라면 보통 사회성과 관련된 것들이라, 굳이 성별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 사려 깊으며 이타적이며, 협력적이고 낙천적인, 소위 말하는 ‘괜찮은’ 사람이 갖고 있는 특징들이 성별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니까.



2.


우연히 남자/여자의 본능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는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각 성별의 우월성의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우월한 남성 : 여자를 쉽게 ‘정복’할 수 있지만 쉽게 ‘소유’되지 않는 남자

우월한 여성 : 쉽게 ‘정복’되지 않지만, 남자를 쉽게 ‘소유’할 수 있는 여자


국립현대미술관 가서 예전에 찍음.


이에 따르면, 우월한 남성은 마음만 먹으면 여자를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여자에게 쉽게 소유되지 않으며, 우월한 여성은 남자에게 쉽게 넘어가지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남자의 정신까지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월함의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출산)로부터 기인할 것이다. 정복과 소유라는 개념을 적용시킨 것이 다소 원색적으로 느껴지긴 하나, 꽤나 설득력 있게 들린다.


3.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월함을 재정의 하면, 소유와 정복이 능동이 아닌, 수동태로 존재할 때이다.

풀어쓰면, 우월한 남성은 쉽게 정복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고, 내가 선택한 여자에게 소유되는 것이고, 우월한 여성은 쉽게 정복할 수 있지만, 내가 선택한 남자에게 정복되는 것이다. 


탕아로 사는 남자와 여왕벌 놀이하는 여자에 대해 옳고 그름이라는 잣대를 들이밀고 싶지는 않다. 각자 삶의 방식이 있으니까. 다만 우월하다는 칭호를 붙여주기는 과분한 것은 분명하다. 소유나 정복을 오남용 하는 것은 toxic masculinity, femininity로 변질되는 지름길이며, 영혼이 황폐해지지 않기가 어렵다. 


4.


소유와 정복의 수동태에 부연 설명을 하면,


여자는 내가 소유한 남자가 다른 여자를 ‘정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소유’로 인해 그 남자의 정복욕이 통제됨을 내비치고 싶어 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내 남자가, 밖에서 볼품없이 돌아다니는 것(남성성이 떨어진 모습)을 싫어한다. 


반면에 남자는 은근히 자기 여자에게 ‘소유’되는 (잡혀사는) 모습을 비추고 싶어 한다. 내가 선택한 여자가 아무 남자나 소유하지 않고, 나를 소유할 수 있는 능력(우월한 여성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비추고 싶어하는면 때문이다.


 5.


어디 괜찮은 남자, 괜찮은 여자 없어?라는 말도 사실, 괜찮은 사람에 대한 갈증이라기보다는, 우월한 남자, 우월한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다. 우월함은 영원하지 않으며 희소하니까, 가치가 있는 것이다. 맨날 수소문하고 물색해도 잘 없는 게 정상이다ㅋ. 반면에 괜찮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졸라 많다.


문득 빈지노의 아쿠아맨 노래 말미에, ‘너의 얼굴과 몸이 영원할까’라는 가사가 떠오른다.


6.


가정에 충실한 남자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괜찮은 사람인 것도 아니고, 사회적으로도 괜찮은 사람이 여자에게 좋은 남자인 것도 아니다. 보편적으로 양자 간의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띄겠으나, 괜찮은 사람과 괜찮은 남자(여자)는 차라리 별개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단순... 아니 심플하게 생각하면,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책을 읽는 것이고, 우월한 남자가 되고 싶으면 운동을 하는 것이다. 여자, 남자에 대해 관점이나 세부 주제에 따라 할 말이 많은데, 혀가 너무 길어져서 일단 헬스 하러 가겠음.(하남자 특 혀가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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