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양조장은 어떤 모습 일까

신평 양조장의 술이 익는 풍경

by 감성수집가

목차

들어가는 말

신평양조장

셰프들의 미션: 만원으로 요리하기

맏물 고추를 아세요?





들어가는 말


본 스토리는 분량 조절 관계로 3편으로 나눠서 진행합니다. LISS(local Ingredients Season Simple)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현직 셰프들이 산지를 직접 방문하면서 우수한 식재료들을 찾아보고 검증해보는 공익적 목적의 프로젝트입니다. 2달에 한번, 전국을 무대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함께하는 이들은 ‘븟’이라는 거대 요리사 커뮤니티와 ‘팜넷’이라는 농업기획회사가 함께 합니다. 저는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창조해내는 역할을 합니다.

앞으로 이들의 활동을 브런치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아마 평소에 보지 못하는 굉장한 풍경들을 간접체험하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이 글을 <삶의 여유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매거진에 연재한 이유도 그러합니다. 많은 힐링이 되실겁니다. 그럼 셰프들과의 남다른 동행 들어가겠습니다.




신평양조장


아이는 터벅이며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재너머 양조장에서 걸어오는 길은 아이에게 너무나 멀다. 막걸리가 담긴 주전자는 흔들리는 걸음에 맞춰 조금씩 고수레를 외친다. 그 먼길 타는 목마름으로 막걸리 한잔씩 하며 집에 도착하니, 흘린 것 반, 마신 것 반 주전자는 거의 비어있다. 아버지의 호통 소리가 문간 너머 들려온다.


어르신들에게 듣는 양조장의 추억이다. 우리에게 양조장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 젊은 세대들에게 양조장은 6.25 전쟁만큼이나 생소한 곳일 것이다.





찾아간 곳은 충남의 한 양조장. 이곳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현대적이었다. 특히나 주조 시설과 함께 체험장까지 갖추고 있어 시대를 잘 맞춰가는 느낌이다. 들어가니 따스한 햇살과 낡고 은은한 나무향이 가득한 빈티지한 공간이 우릴 반긴다. 한편에는 청와대 만찬주로도 유명한 이곳에서 생산되는 백련 막걸리와 청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고독한 자태로 누군가 앉아 있었다. 바로 양조장 2대 주인장 김용세 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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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세 대표는 처음으로 백련(하얀 연꽃)을 활용하여 막걸리를 만든 장본인이다. 원래 김용세 대표는 원래 차를 사랑하는 다인(茶人)이었다고 한다.


특히나 연잎차를 좋아했는데, 이를 우리 술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을 하다가, 갖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백련 막걸리를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 많은 연꽃 중에 백련일까?

김용세 대표는 다인(茶人) 답게 차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연꽃은 홍련, 백련, 황련 등이 있어요. 그런데 홍련은 독성이 강해 한약재로는 활용할 수 있지만 차로는 활용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백련의 경우에는 맛이 부드럽고 향긋하여 술을 만들기 적합하죠.

게다가 연잎을 넣어 발효시키면 같은 도수라도 술이 굉장히 부드럽고 깔끔하게 나와요.

연꽃은 흙탕물에서 피어나고 자제적으로 자정 기능이 있잖아요. 이런 자정작용이 몸에도 작용해 노폐물 제거와 황산화 효과가 있답니다."




연잎을 넣어 발효시키면 같은 도수라도 술이 굉장히 부드럽게 나와요



백련 양조문화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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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장 뒤편에는 백련이 만발했다. 청초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자연스레 피어나는 하얀 연꽃들과 큰 연잎들은 양조장의 분위기를 한층 띄워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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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장 안쪽 중앙엔 커다란 술통이 위치하고 있다. 크기로 보나 세월로 보나 그 위용이 대단하다.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예전부터 이곳에서 실제 사용하던 술통이라고 한다. 체험장 한쪽에는 이렇게 과거부터 사용해오던 여러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흡사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공간이었다.





우리 술 우리 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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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안쪽에서는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평 양조장의 역사와 우리 술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용 중 잠깐 재미있는 내용들을 옮겨본다.









해적들이 마시는 럼주



흔히들 영화에서 나오는 해적들이 마시는 럼주.

럼주의 기원은 남미에서 시작되었다. 남미의 사탕수수를 제련하고 남은 당밀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 럼주이다. 럼주는 노예들을 꾸려 대량 생산하는 증류주라고 한다.














선인장에서 뽑아낸 술 데낄라


소금과 같이 먹어야 제대로 된 술맛을 느낄 수 있다는 데낄라. 데낄라는 멕시코 술로 용설란 선인장의 수액을 추출하여 만든 느린 방식의 술이라 한다. 데낄라 역시도 증류주이다.









소주의 기원


소주의 기원도 매우 독특하다. 소주는 아라비아 연금술사들에 의해 제작되어 몽골로 제조 기술이 넘어왔다. 고려시대 몽골이 일본 침공을 위해 주둔지를 우리나라에 들이면서 소주가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 병참기지화됐던 곳에서 나왔던 술은 안동소주, 문배술 등이 있다.




막걸리, 약주, 청주


우리 술은 막걸리와 약주, 청주로 나뉜다고 한다. 막걸리를 숙성시켜서 맑은 부분만을 걷어낸 것을 약주라고 하며, 청주는 사실 약주와 같은 말이지만 일제시대 주세법을 제정하면서 한국 술은 약주, 일본술은 청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옛부터 가장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술은 막걸리였다. 우리나라에 이런 막걸리 사업이 쇠퇴하게 된 것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되면서부터이다. 우리나라 주류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막걸리는 80년대 후반이 되면서 소주와 맥주에서 밀려나기 시작하고, 주류시장에서 5% 이하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통폐합 정책을 펼쳤고, 현재는 연합형태로 운영이 된다고 한다. 실제 장수막걸리의 경우에도 연합형태로 5~60여 명의 주주와 7개의 양조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니 막걸리가 설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인 듯했다.




체험 진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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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끝나자 셰프들의 술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단양주'라고 바로 술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었다. 고두밥을 쪄서 물과 섞고 누룩을 타고 일주일간 숙성을 시키면 바로 술이 된다고 하니,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도 술이 익는 향을 맡을 수 있어 좋다.




고택 보존하다


마지막으로 고택을 방문했다. 신평 양조장 바로 옆에 있는 고택은 과거부터 양조장에 있던 장인들과 직원들이 기거하던 곳이다. 지금은 실제 거주하고 있지 않지만 옛것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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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셰프들의 첫 번째 여정은 끝난다. 특히나 레스토랑은 술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술에 대한 관심도들이 높았다. 와인도 좋고, 외국 술도 좋지만 우리 술과 잘 맞는 요리들이 만들어지고, 우리 술이 대중화되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셰프들은 다음 여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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