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궁금한 대화

그녀들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by 감성수집가









대화.2015



얼마 전 이태리 거리를 지나갔다. 아니 '이태리'라는 조그만 글귀가 쓰여있는 간판이 있는 거리를 지나갔다. 그 옆에 떡하니 <장보고 안경>이라는 간판이 달려있으니 한국은 분명하다. 이곳은 남대문의 한 거리였다.

거대한 남대문 옆에는 구비구비 오래되고 낡은 조그마한 상가들이 즐비해 있다. 3~4평 남짓하는 작은 가게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 안 파는 것 빼고 모두 판다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이곳은 만물상이다. 우리나라 가장 큰 도매시장 중 하나이니 분명 그럴 것이다. 시장의 초입에는 이 낡은 시장과 어울리지 않는 이국적인 간판을 단 커피점이 있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가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잿빛 향기가 물씬 나는 이곳은 남대문이다.


'MOMMO COFFEE'라는 하얀색 글귀의 테이크 아웃점이었다. 한창 겨울의 길목을 들어서는 시기인지라 투명한 비닐로 둘러싸인 기다림의 장소가 있다. 사진의 오른켠엔 '추우시죠?'라는 말이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등장하는 두 명의 젊은 영혼들은 겨울의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선반에 비스듬히 기댄 체 왼발을 꼬고 오른발로 땅을 밟고 멋들어지게 서있다.


잘 보이지 않는 그들의 표정에는 즐거움이 가득 차 있다. 즐거움의 표정들은 몸에서 풍겨나온다.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지중해로 갈 준비를 하고 있을까. 터키를 여행할 이야기로 즐거울까. 어제 있었던 오랜만의 동창회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남편의 흉을 보고 있었을까. 아이들의 자랑을 하고 있었을까.

그들의 다음 일정은 무엇일까. 일행 한 명을 더 기다리며 식사를 하러 가려했을까.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려 했을까.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을 한잔 하려고 했을까.




사진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사진가이지만 사진을 촬영하고 공개한 이후에는 관객의 것이 된다. 현실적 소유권을 넘어서 사진가는 주제를 던져주고 관객은 상상한다. 이것은 하나의 소통의 방법이며, 대화의 방법이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텍스트는 구체적이지만 사진은 상징적이다. 이러한 상징은 이어령 비어령이 된다. 즉 해석하는 이에 따라서 전혀 다른 주제의 사진이 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재밌다. 그래서 사진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그러므로 사진에는 아집이 있을 수 없다. 사진은 오히려 개방적이다. 우리는 그렇게 사진을 읽으며 인생을 느낀다. 그리고 모두 다르게 느낀다.










글 쓰는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