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을 갔다. 샛길들이 복잡해서 나 있어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넘쳐나서 사람들의 머리만 바글바글 보인다. 나 같이 길치인 사람들은 흡사 시골사람이 지리 모르는 서울을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이 길이 저길 같고, 저 길이 이길 같고. 일행에게 물어보니 남대문은 몇 번 오기까지는 헷갈린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몇 번을 와도 헷갈릴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건을 구매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파를 거쳐야 했다. 마치 아침 출근 인파로 가득찬 지옥철에서 내려야 할 역이 가까워져 오는데 열차 중간에 서 있을 때의 불안감이 엄습했다. 당도하기 까지 대략 800여명의 사람을 거쳐왔다. 상가건물은 3층으로 되어 있었다.
2층으로 올라왔다. 건물 내에는 우리나라 물건 전부를 모아놓은 기분이었다. 정말 별천지였다. 건물의 끝은 다른 건물로 이어져 있었다. 길다란 돌다리로 건물 두개가 이어져 있는 형태였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20여 미터 정도 되는 상가의 다리가 놓여 있었다. 이 다리는 나를 별천지의 외계세상에서 다시 현실로 돌려놓는 역할을 했다.
다리는 하늘색 에폭시가 발라져 있었고, 바닥은 다듬어지지 않은 시멘트가 발라져 있었다. 다리의 모서리들은 못쓰는 짐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 사이에는 붉은 다라도 있었으며, 낡고 헤져버린 연두색 의자도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여기저기 검게 탄 자국들과 담배꽁초들이 버려져 있었다. 담배꽁초의 흔적에서 삶의 흔적을 보인다. 다 타지 못하고 반쯤 타버린 담배꽁초들이 눈처럼 흩어져 있었다.
눈 속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이야기 속에는 꿈이 있었고, 현실이 있었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그들은 연기를 피우며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아래에는 일렬로 죽 늘어선 상가들이 보였다. 그들은 물건을 보기 좋게 정렬해 놓고 그들의 삶을 판매하고 있었다. 길의 중간 중간에도 이동식 판매대에 실어놓은 이불, 접시, 옷, 잡화들이 보였다. 아까보다 줄어든 사람들이 앞을 보고 걷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삶을 바라보며 걷고 있었다. 각자의 방향이 달랐고, 속도가 달랐다. 모두의 삶은 다르고 달라야 한다. 그것이 각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고, 삶의 흔적들이다.
위에서 보는 삶은 재밌었다. 찰리채플린의 명언이 생각났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조물주가 아마 이런 시선이일까?
사진은 여러 각도에서 찍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나 이렇게 극단적으로 위나 아래에서 찍을 때 좋은 사진이 나온다. 어릴 때 <월리를 찾아라>라는 책을 꽤나 좋아했는데 이 책을 펼치면 한 눈에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었고 각자 다른것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스토리들이 모두 있었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그 안에 여러 가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 사진은 찬찬히 보는 재미가 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찬찬히 뜯어보면 이 사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