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정겨움을 맛보다
얼마 전 아이의 100일이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 날을 조촐하게 보냈습니다. 잔치보다 더 중요한 건 그를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셀프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 직업이 사진가이다 보니 아주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백일'이라고 예쁘게 적힌 백일떡, 꿀떡과 수수팥떡을 맞춰 작은 백일 상을 차려주었습니다.
선선한 가을 하늘 아래 다행히도 아이는 방긋 웃어주었고, 우리 모두는 힘들지 않게 스몰 100일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사진과 식사를 하고 우리 부부는 백일떡을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부부는 아이의 탄생과 함께 시골로 이사를 왔습니다. 시골 중앙의 작은 빌라에서 아이는 자연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16호의 작은 빌라에는 16 가구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심의 아파트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이곳은 그래서 더더욱 정겹습니다. 저녁을 먹고 빌라 앞 마실을 나가면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는 이웃 주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가지, 깻잎, 상추 등 그들의 여유가 자라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소소한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바람 한끔 가슴에 안고 들어오곤 합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정겨운 그들은 어제 우리 아이의 백일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보낼 수 없다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선물들을 기꺼이 내어놉니다.
막 밭에서 따온 호박, 아이의 장난감, 작은 청바지, 치발기 등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들을 아무 대가 없이 손에 쥐어줍니다. 선물들은 그 어느 비싼 물건들보다 소중합니다. 그들의 마음이 그리고 축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삶은 그러합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마음을 받습니다. 그렇게 주고받은 마음들은 눈덩이처럼 커져 누군가에게 전염됩니다. 계속 메말라가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아주 사소한 곳을 들추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따뜻함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