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손 씻기
"손좀 씻어!!"
하루에도 열 번 가까이 듣는 말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손 씻기는 하루에 열두 번 이상 해야 하는 의식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작업하고 들어왔을 때,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 또는 수시로 아이를 안고 돌보기 위해서 저는 손을 씻어야 합니다. 평소 손 씻는 횟수가 하루에 2~3회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어마어마한 손 씻기 선수라고 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사실 우리 집뿐만이 아닙니다. 아이 있는 집들과 작은 수다를 떨다 보면 엄마들은 이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남편들을 보면 세균덩어리 같고 그래."
엄마들은 아이들의 건강에 각별합니다. 아니 집안 전체가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그들을 '어르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인지 같이 아이를 돌봐야 하는 아빠의 위생상태에 엄마들은 민감합니다.
이제는 손 씻기가 한결 익숙해졌습니다. 항균 거품 세정제를 조금 손에 담아 슥슥 손을 닦으면 손에 거품이 한 움큼입니다. 손가락 사이사이 손톱 밑까지 열심히 닦습니다. 거품을 차가운 물로 씻어 내리면 마음까지 시원해집니다. 처음 귀찮았던 손 씻는 행위는 이렇게 조금씩 저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정상적인 집안은 한동안 깨끗한 집이 되어갑니다. 비록 여러 아이용품 때문에 정리가 안되더라도 마음속 위생 상태는 항상 청청지역입니다. 그것은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가장 본능적인 방식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