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진작가
항상 노출되어 있다. 한쪽 벽면이 온통 유리로 이루어진 오피스텔의 내부 . 바깥 건물에서 안쪽이 보이지 않을까.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봤을 때 보이지 않을까. 밤이 되었을 때 방에 불을 켜면 누군가 밖에서 쳐다보지 않을까. 심리적으로 발가벗겨지고 있었다. 모든 이들이 맞은편 건물에 옹기종기 모여 내방을 구경하고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이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 느낌.
요즘 뜨고 있는 '아프리카 TV' 나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인간의 훔쳐보기 욕구에서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비록 그것이 설정된 것이라 하더라도 누군가의 생활을 훔쳐본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우리는 '몰래'라는 단어의 스릴과 짜릿함을 안다.
이러한 '관음'은 이미 미디어를 통해서 무한 반복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개그맨 이경구 씨가 진행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몰래 카메라', 한 인간의 삶을 중계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이를 보고 즐기는 영화'트루먼쇼'. 전지자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지켜본다는 것. 이는 하나의 지배 욕구이며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섹스와 함께 가장 오래되고도 없어지지 않을 욕망이 아닐까.
하지만..
우리가 노출되는 당사자라면. 가해자에겐 재미일지 몰라도, 당사자에게는 공포이며, 고통이다.
얼마전 커튼을 구했다. 이러저리 어설픈 손으로 고리를 걸고나니 비로소 개인의 삶이 가능해졌다.
대신 또 하나의 재미가 생겼다. 바로 세상을 몰래 바라보는 관음증. 세상을 대상으로 이제는 내가 가해자이다. 관음증은 돌고 돈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우리는 간과한다. 너무나 일상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은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발견해내는 것은 작가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