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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순간과 성장의 순간은 일치한다

알면서도 간과하는 진실





인생에서 아이러니한 사실은 <두려움이 찾아오는 순간>과 <성장하는 순간>은 일치한다는 점이다. 나는 사진을 찍고, 글을 하고, 교육을 하고, 갤러리를 운영하고, 사업도 진행한다. 이 모든 순간 속에서 항상 나는 새로운 일과 맞닥뜨린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나는 항상 두려움을 느낀다. 


'이번에도 잘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난 겁쟁이였다





longing.2019



처음에는 이 두려움이 굉장히 컸다. 처음 대중 앞에서 강의를 할 때에는 손가락까지 덜덜 떨렸고, 목소리가 염소처럼 덜덜 떨려 아주 민망함이 가득했다. 또 처음으로 제품 사진 작업을 의뢰받았을 때, 촬영을 하러 가기 전 일주일 내내 똑같은 제품을 구매해서 수백 가지 방법으로 촬영해가며 답을 찾았다. 당일 날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사진을 찍었지만, 나는 그 일주일간 잠도 제대로 못 잤다. 


항상 그런 식이 었다. 사업과 일은 내게 두려움과의 싸움이었다. 내가 남들보다 더 두려움이 많은 겁쟁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일이 있을 때마다 두려움에 떨며 긴장하며 살았다. 


실패하기 싫었고 남들에게 일 못한다는 소리를 극도로 듣기 싫었다.


그것은 내 자존심이 달린 문제였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존심이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나는 스스로 만들어낸 <전문가>라는 페르소나의 강박증에 시달려야 했다.


나는 스스로 만들어낸 '전문가'라는 페르소나의 강박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 사실이 내 인생을 고달프게 했다. 항상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가며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남들의 작품들을 보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번 잘하고 싶은 마음에 컸다. 강의가 있기 전 몇 주 동안은 운전하며 미친놈처럼 끊임없이 대본을 말하고 다녔다. 그렇게 하다 보니 대본을 거의 달달 외우게 되었고, 그다음부터 말의 억양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조금씩 강의에 억양이 담기기 시작했다. 실제 강의 날 나는 떨림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처음 덜덜 떨며 첫 의뢰를 마치고 나서, 나는 하루에 12시간씩 매일 연습 했다. 거의 매일 12시간을 촬영하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촬영 할 수 있게 된다. 그땐 그 좋아하는 술도 안마시고 했으니.


남들을 실망시키기 싫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독자였던 내게 실수하지 않기를 원하셨다. 항상 1등을 하기를 원하셨다. 이러한 강박증은 항상 나를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그것은 트라우마였다. 성장해서 어른이 되었을 때에도 내가 가진 실력이 어떠하건 간에 나는 타인에게 잘하는 사람으로 비쳐야 했다. 그랬기에 이런 두려움은 더 컸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은 트라우마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일반적인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해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내가 성장하고 싶어서 성장했다기보다는 내 두려움을 탈출하기 위해 미친 듯이 괴로워한 반사이익이었다. 욕먹기 싫어 발버둥 쳤던 모든 순간이 지나서 뒤를 돌아보니, 그만큼 신속하게 성장한 원동력이 되어있었다. 역시 모든 일에는 음과 양의 모습들이 존재한다.


모든 일에는 음과 양의 모습이 존재한다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일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시작 전 모든일에 항상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두려움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 두려움은 또 몇 년 후 나를 엄청나게 발전시켜 놓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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