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이야기
사진관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분들이 제품 의뢰(상업사진)를 하고 견적을 요청한다. 그중에서도 몇 마디 해보면 사업을 잘 운영하시는 분들과 힘들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분으로 나뉜다. 이건 사진을 의뢰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보통 전화가 오거나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미지에 대한 복안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좋은 결과물을 얻어가신다. 하지만 그냥 알아서 찍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거의 기획을 직접 해줘야 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렇게 알아서 찍어주세요 같은 경우에는 자기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말씀드리면, 아냐 내 상품 잘 아는데, 정말 잘 만들었어 최고지 암 최고야!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상품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라 함은 상품의 타깃, 고객의 니즈, 포지셔닝 등의 개념이다.
사업을 하면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특히나 인원이 적은 소기업이나 1인 기업의 경우에는 대표가 모든 것을 신경 쓰고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 디테일을 따지긴 쉽지 않다. 하지만 대략적 방향이라도 알고 있어야 운영이 된다. 그래서 방향 혹은 대략적인 기획을 말해주어야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온다.
집짓기를 생각해보면 쉽다. 기획이나 방향은 집을 짓기 위해 도면을 그리는 작업이다. 촬영은 이 도면을 토대로 집을 짓는 일이다. 그러니까 포토그래퍼 보고 알아서 찍어달라고 하는 것은 목수 보고 기획도 하고, 도면도 직접 그리고, 집도 직접 지어라. 만약 마음에 안 들면 결과만 판단해서 처음부터 다시 수정하겠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또한 방향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그냥 '고풍스럽게 지어주세요'라고 이야기한다면, 이 역시 말하지 않은 것과 같다. '고풍스럽게' 등의 추상적 단어를 사용하면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개념이 모두 다르다. 결국 아무말을 안한것보다 더 헷갈린다.
그래서 촬영을 하기 전에는 이러한 도면을 그리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보통 이런 일들을 하는 곳을 <기획사>라고 부르지만, 대부분의 소기업의 경우 <기획사>나 <이미지 기획>에 따로 비용을 지불할 만큼 여유 있지 않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직접 기획을 해야 한다.
나 역시도 사진을 하기 전에는 회사에서 마케팅과 기획일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같이 기획을 해서 촬영을 해드리고 있지만, 문제는 생소한 제품의 경우에는 시장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컵'을 촬영해야 한다고 했을 때 컵은 '컵' 시장, 더 나아가서는 '주방용품'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장의 분위기, 고객층에 따라서 사진의 컬러, 분위기, 형태 등이 모두 달라진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결국 시장분석이 들어가야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기획적 부분에 있어서 시간이 너무 많이 소모된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를 대표(혹은 의뢰자)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품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되었을 때 사업은 순풍을 맞은 배처럼 잘 나아갈 수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까 한다. 어짜피 모두의 목적은 매출상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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