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가의 사진읽기>세렝게티 초원의 코끼리

눈의 착각은 자유

by 감성수집가


무더운 날 행사가 끝났다. 찌는듯한 더위는 희미하게 붉은 하늘이 길게 드리우면서 한풀 꺾였다. 등 뒤 흐르는 땀이 송골송골 말랐다. 바람이 높은 음자리 모양으로 불어온다. 바람은 더운 끼를 한 움큼 머금었다. 잡초들이 더운 바람에 힐끗 눈을 치켜떴다가 다시 눈을 내리깐다.


행사의 정리는 그늘막을 접는 것으로 끝났다. 바닥에 깔았던 검은 그늘막은 생각보다 넓었다. 두세 명이 이리저리 말아서 한 곳에 둘둘 말아 놓았다. 숨이 찬다. 담배를 빼 어물곤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초원에는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다.


동물의 왕국 성우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세렝게티의 초원은 오늘도 평화롭습니다.'




세렝게티의 코끼리.gimpo.2015




화가와 사진가의 차이점은 뭘까. 그림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사진은 유(有)에서 다른 유(有)를 창조한다. 사진을 재창조해나갈 수 있는 이유는 의미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창조는 사진을 실제 담은 모습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의미부여에 의해 그리 할 수도 있고 착시에 의해 그리 될 수도 있다.


현실은 그물막이 둘둘 말려진 사진이지만 사진 속에는 초원에서 쉬고 있는 코끼리가 담겨있다.

우리는 이렇게 착시를 통해 또 다른 의미를 창조해 낸다.

사진가는 일반인과 다른 눈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