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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 불편함은 사람을 창의적으로 만들거든

삶은 항상 허들이 필요하다





삶은 항상 심리적 허들이 필요하다



 과거 나는 돈이 없어 500에 40짜리 지하 공간을 얻었다. 이 공간은 정기적으로 물이 찼고 특히 중간중간 애매한 위치에 기둥이 즐비해 공간을 활용하기가 불편했다. 고민하던 내게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잘해봐! 불편함은 사람을 창의적으로 만들거든



 그 이후 나는 생각을 바꿔 기둥과 기둥 사이 나무판을 대서 벽을 만들었고, 애매한 공간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그때 이후 나는 삶의 불편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런 생각의 전환이 내게 준 변화는 작아 보였지만 작지 않았다. 힘든 일이 찾아올때마다 나의 창의성이 확장될 기회라 생각하며 이상한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사람들은 내게 몽상가라 했다. 결과적으로 재미있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정신없이 바빠 불안감조차 가질 시간이 없었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익숙한 일이 처리할 만큼 빡빡히 들어온다는 것은 가장 좋은 순간이었다. 아침에 일하고 틈틈이 예약받고, 밤에 들어와 내일을 기획하며 잤다. 하루하루가 심적으로 풍족했다. 작은 긴장감 정도가 존재했지만, 삶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심적으로 풍족해진 돼지가 된 느낌이었다. 나는 글을 쓸 감정이라던지 스스로를 돌아 볼 여유라던지 삶을 관찰하는 습관 등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게다가 그렇게 좋아하던 재즈도 한 곡 안 듣고 있었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삶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과거의 창의적인 나로 돌아가기 위해 마음을 다 잡았다. 나를 위해 일정한 시간을 만들었다. 업무와 관련된 생각을 잠시 off 시켰다. 온전한 내가 되는 시간에는 뜬 구름에서 잠시 내려왔다. 

  다시 조금씩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삶은 내게 끊임없이 허들을 내어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의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허들이 없었던 순간의 피폐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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