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가수 에미넴의 노래 가사중 일부이다. 예전에야 가뭄에 콩 나듯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요즘은 개천에서 지렁이도 되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서 요즘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이들을 흙 수저라고 칭하고 누군가는 이를 비관해 자살하기도 한다.
나도 흙 수저로 밥을 퍼먹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상실의 시대 <와타나베>가 회상하던 18년 전의 그 나이이다.
그때 서른일곱 살이던 나는 보잉 747기의 한 좌석에 앉아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첫 문장 중-
하지만 그에 대해 실망을 하거나, 비탄해하지 않는다.
살아오면서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은 터득하지 못했지만,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서는 약수물에 돌이 뚫리듯 하나씩 터득해가는 중이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라면 그리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러한 방법과 진실들을 얻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던가.
이러한 시행착오를 또다시 겪는다면 아마 정신병 하나 정도는 달고 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고 나만의 세상에 빠질 줄 알고,
맥주 한잔과 감자칩 한봉에 아름다운 저녁을 맞이할 줄 알고,
달달한 믹스커피 한잔에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줄도 알고,
칼 같은 겨울바람 사이에서 장갑 한 켤레가 있음에 행복할 줄 안다.
이렇게 되기까지
20대 초반엔 온갖 국내의 도보여행을 뚜벅이로 다니며 삶을 유랑했고
20대 후반엔 인도철학 및 동양 철학서를 탐독하며 인생에 대해 고심했으며
30대 초반엔 직업을 바꿔가며 전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깨져보고
30대 중반이 되어 비로소 나는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있다.
홀로피는꽃.siheung.2013
연꽃이 불교에서 많이 언급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운 색감에 아름다운 빛을 가진 꽃이 흙탕물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흙탕물에서 자라면서도 자신은 전혀 더러워지지 아니하고 그 순수한 빛을 유지한다.
그래서 연꽃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꽃들 사이에 섞여 있는 장미는 예쁜 티가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흙탕물 사이에서 피는 한송이 연꽃은 아름답다.
우리는 분명히 한송이 연꽃이 될 수 있다.
또한 연꽃은 둥글둥글해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둥글둥글해서 누군가 다가오기에 어렵지 아니하다면
우리는 분명히 한송이 연꽃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오롯이 우리의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될 수 있다.
우리의 꽃은 우리가 피워야 한다.
관곡지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연꽃 사진이 참으로 많았지만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동떨어진 꽃 한 송이였기 때문이다. 사진가들과 관광객들 모두에게 외면당했던 작은 장소의 꽃이었지만 이렇게 촬영해주는 이가 있고, 그 아름다움을 알아 주는 이가 있다. 우리 인생도 그러한듯하다. 주류는 없다. 각자의 삶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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