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y photograpger
망연자실한 내눈은
담담한 그녀의 표정을 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들어왔다.
비가 온 거리에 반영된 트리에도 불이 들어왔다.
핸드폰을 본다.
6시 58분, 7시까지는 고작 2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작년 이맘때쯤
나는 어렸었고, 그녀는 어른스러웠다.
그녀는 세상을 조금씩 현실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세상에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런 내모습을 그녀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슬퍼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별을 고했다.
망연자실한 내눈은 담담한 그녀의 표정을 담고 있었다.
우리는 1년뒤 이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시간은 7시 20분을 넘어서고 있다.
스산한 겨울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