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완결) 하우루스(1)

탐사선 하우루스는 살아있었다.

by 이대영
(1권 완결), 2권《타이탄레코드 TITANRECORD 2》에서 계속됩니다.


대원들은 모두 압력 슈트를 착용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랑데부 시작합니다.”

조종석 창문으로 도킹 모듈이 보였다.

에릭이 자동 조정 버튼을 터치하자, 파란 불이 들어오면서 자동 조정 중임을 알렸다.

우주선의 움직임을 바로 잡기 위해 수동으로 위치를 잡을 때와는 달랐다.

우주인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수동으로 도킹하는 법을 교육받았다.

에릭은 자동인데도 습관적으로 조종간을 붙잡았다.

우주선은 조금씩 도킹 모듈을 향해서 접근해 갔다.

“거리 150……, 거리 130……, 거리 120…….”

앞에 도킹 해치가 보였다.

“거리 50……, 거리 40……, 거리 30…….”

우주선은 소프트 도킹(soft docking)을 위해 ISS와 일직선이 되게 한 뒤 궤도 수정 엔진을 조금씩 분사하면서 천천히 움직였다.

“거리 10… 9… 8… 7… 6… 5… 4… 3… 2… 1… 0….”

그 순간 부드럽게 뭔가에 부딪히는 게 느껴졌다.

도킹이 되자 도킹 링을 모듈에 맞추는 락(Rock) 작업을 진행했다.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원추 형 나사 모양의 탐침을 도킹 부분에 진입시켜 천천히 끌어당겨서 결합을 완료했다.)

“도킹 완료, 밀봉(Hard docking)합니다.”

에릭이 화면을 보면서 도킹을 확인하였다.

이제 가이아와 새턴라이즈는 완전히 결합한 상태였다.

도킹이 끝난 가이아는 새턴라이즈와 기압을 맞추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생명 때문일까? 우주인들은 기다리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도킹부터 해치가 열리기까지 2시간 동안 우주인들은 편안한 모습으로 기압 상태를 보여주는 게이지를 보면서 파란색 불이 켜지기만을 기다렸다.

“열려라! 참깨는 늘 늦어.”

대니얼이 말하자 에릭이 거들었다.

“너무 그러지 마! 니콜라이가 손 만지고 있잖아.”

그러면서 니콜라이를 쳐다보았다.

정말 니콜라이는 금방이라도 해치를 부수고 새턴라이즈 안으로 들어갈 것처럼 보였다.

“필요하면 말해 금방 부숴줄 테니.”

그 말에 삐에르가 놀란 표정을 했다.

우주선 안은 숨 쉬는 것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창문으로 보이는 우주는 까맣게 맑았다.

알지는 못하지만 처음 우주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숨만 쉴 수 있고, 배고픈 것만 없다면 그대로 가만히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으니 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났을까 파란 불이 켜졌다.

제라드가 말했다.

“니콜라이 들어가서 이상 없는지 확인해 주게, 해치는 부수지 말고.”

그러자 다시 한번 에릭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니콜라이를 쳐다보았다.

해치를 열기 전에 우주선과 새턴라이즈 사이에 있는 통로 내부를 점검해야 하는데, 공기가 새는 곳은 없는지, 이상 균열은 없는지, 내부 기압 상태와 해치 등을 확인하였다.

니콜라이가 능숙한 몸놀림으로 새턴라이즈 쪽으로 날아갔다.

“야!” 삐에르가 감탄을 했다.

우주인들은 통로를 통해 니콜라이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니콜라이는 통로에 붙어 있는 각종 계기 장치와 틈새 부분을 하나하나씩 살폈다.

그러면서 삐에르를 쳐다보고는 해치를 치는 시늉을 하자 삐에르가 화들짝 놀랬다.

통로 내부를 모두 살핀 니콜라이가 이상 없음을 손짓으로 알리자 에릭이 계기를 살피면서 말했다.

“해치 오픈(Hatch open).”

쓰읍-

제라드는 입맛을 다셨다.

드디어 ‘새턴라이즈’에 도착했다.

아니, 진입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느낌이 어떻냐고?

뭐, 새집에 들어왔다고나 할까, 뭐 그런 느낌.

새 차를 사거나 전자제품을 새로 샀을 때처럼 특유의 전자제품 냄새가 났다.

새턴라이즈 내부는 최소한의 전원만 남겨놓고 모두 꺼져 있었다.

불 꺼진 집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먼지 묻지 말라고 비닐만 안 덮였지 모두 새것 그대로였다.

다른 ISS 같으면 먼저 와 있던 우주인들이 새로 온 우주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간단하게 환영식도 열어 주는데, 새턴라이즈에는 아무도 없었다.

새턴라이즈는 지구에서 너무 멀기 때문에 아무도 상주하지 않았다.

“자! 모두 확인해 보자고, 에릭은 휴스턴에 새턴라이즈에 들어왔다고 알리고.”

“옛슬!”

에릭이 경쾌하게 대답하고는 중앙통제실로 날아갔다.

다른 대원들도 각 로드로 흩어져서 점검을 시작했다.

점검이 모두 끝나면 가이아에 실려 있는 장비들을 내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중앙통제실로 갔던 에릭이 급하게 제라드를 찾았다.

“대장! 여기로 좀 와보세요.”

“왜? 무슨 일인데?”

중앙통제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무슨 일인데?”

에릭은 심각한 얼굴로 제라드를 쳐다보았다.

“여기 이것 말입니다.”

그러면서 에릭은 무언가를 틀었다.


웅- 웅- 웅- 웅- 웅……


“어? 이건…….”

“왜요? 아세요?”

“이럴 수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여기서 이 소리를 듣다니.”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수신 메시지 함에 불이 들어와 있어서 발견했습니다.”

“…….”

“그런데, 이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여러 개가 들어와 있습니다. 열어보니 모두 같은 소리입니다.”

“같은 소리라니? 모두?”

“똑같습니다.”

“무슨 소린지는……?”

에릭은 고개를 저었다.

소리는 약하지만 분명했다.

에릭은 수신된 메시지를 하나씩 틀어주었다.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모두 같은 소리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휴스턴에서 들었던 소리를 여기서 듣다니 놀랄 일이었다.

보이저 1호가 토성을 지나면서 수신한 소리라고 했는데, 정확히는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가이아가 출발할 때 토미리는 “거기에 가면 확인 좀 해주게”라고 말했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는 모르나?”

제라드가 물었다.

에릭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놀라지 마십시오 하우루스입니다.”

“하우루스라니? 하우루스는 토성에 도착해서 타이탄에서 20년 동안 임무를 마치고 끝났잖아?”

“네, 저도 압니다만 소리 발신지가 하우루스라는 것은 이것 때문입니다.”

에릭은 정보창을 띄워서 메시지 발신 주소를 보여주었다.

일련번호 1997-062A

카탈로그 번호 25009

“이건……?”

“네, 하우루스 고유번호입니다.”

“이럴 수가…….”

그동안 NASA는 1958년 주노 1 로켓에 장착해서 쏘아 올린 최초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공식명칭 1958 알파)를 시작으로 우주선이나 탐사선 모두 고유의 번호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다.

에릭이 제라드를 보며 말했다.

“하우루스가 분명합니다.”

제라드는 믿기지 않았다.

끝난 것으로 알았던 하우루스가 살아있다니. 살아서 메시지를 보내다니.

하우루스는 살아있었다.

‘그러면 지구에서 수신한 소리는 하우루스가 보낸 소리란 말인가?’

약해서 지구에서는 수신하지 못했지만 하우루스는 계속해서 지구로 소리를 보내고 있었다.

“지금도 수신되고 있는데, 이게 가장 최근에 수신된 교신 값입니다.”

X밴드원격측정. 11:55:40UTC

S밴드주파수. 11:55:46UTC

하우루스가 틀림없었다.

타이탄을 쳐다보았다.


‘하우루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


[크기변환]2013072501002605600148101.jpg 토성에서 본 지구 사진 (위 확대사진 : 밝게 빛나는 부분이 지구이며, 아래가 달 / 아래 화살표가 지구) 출처: NASA
(1권 완결), 2권《타이탄레코드 TITANRECORD 2》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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