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센터는 폐쇄 단계에 돌입.
백악관에서는 오벌오피스(Oval Office)에서 대통령이 두 번째 담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담화였다.
카메라 조명이 대통령을 비추자 대통령은 책상 앞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았다.
카메라맨과 엔지니어들 옆에는 부대통령 존과 국무부장관 베티, 국토안보부장관 릭과 비서실장 테리, 그리고 보좌관 제이콥이 서서 대통령의 담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큐- 사인이 떨어지자 대통령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구 최고의 위기이자 우리 모두의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생존만을 위해 노력해서는 안됩니다.
이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며, 동료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함께 생존하기 위해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합니다.
이제는 싸우지 않고, 누구도 제외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구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고 힘써야 합니다.
우리 형제들이 우리의 희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을 대표해서 그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국가재난위원회 모든 직원들과 케네디 우주센터와 휴스턴 관제센터, 그리고 모든 기관들, 그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우리 모두 다시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여직원들은 입을 막았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대통령은 뒤돌아서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멀리 건물들 사이로 여기저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울타리 너머로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리면서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대통령은 나지막하게 혼자 말했다.
“하나님, 우리를 보호하소서.”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니콜라이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휴스턴은 충격에 빠졌다.
사람들은 모두 말을 잃었고 여직원들은 흐느끼며 울었다.
메기는 콘솔에 엎드려서 어깨를 들썩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토미리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말을 잇지 못했다.
니콜라이에게 사고라니? 그럴 리가…….
스크린에는 다섯 명의 우주인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니콜라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출발하기 전 악수를 하면서 웃던 니콜라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 메기, 아직 끝나지 않았어. 가이아를 데리고 와야지.”
토미리가 어깨를 두드리자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데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메기가 헤드셋을 고쳐 쓰고 무전을 켰다.
“휴스턴이다… 가이아 지금 상황은?”
목소리가 떨렸다.
아무 말이 없었다.
“가이아, 휴스턴이다.”
관제사들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휴스턴, 가이아다.”
에릭 역시 침울한 목소리였다.
제라드는 니콜라이가 사라진 곳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에릭! 신호 확인해 봐.”
“… 잡히지 않습니다.”
니콜라이가 사라진 곳에는 깊은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대장… 시간이 없습니다.”
에릭 목소리가 들렸다.
“위치 확인해 주게.”
“확인했습니다.”
“시작하게.”
로봇팔이 움직이자 몸이 움직였다.
암석은 바로 앞에 떠있었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암석을 잡자 손끝으로 딱딱한 느낌이 전해왔다. 이제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제라드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두 팔로 암석을 슬쩍 밀었다. 그 순간 몸이 뒤로 젖혀졌다.
돛단배가 멀어지듯이 조금씩 멀어져 갔다. 그리고 잠시 후 무언가에 끌리듯이 쑥 빨려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조각들 사이로 들어가면서 점점 멀어져 갔다. 제라드는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후 에릭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좌표 위치에 도착했습니다. 정확합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시간이 없었다. 제라드는 고개를 들어서 세 번째 암석을 찾았다. 저 멀리 공중에 떠 있는 게 보였다. 로봇 팔을 다 뻗은 상태라 거리가 멀었다.
“대장, 이동하겠습니다.”
제라드는 로봇팔에 몸을 고정시킨 채 이동되었다.
암석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제라드는 손을 뻗었다.
그때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다.
“대장! 고리 궤도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에릭이 다급하게 말했다.
“대장! 타이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말 언제 왔는지 타이탄이 가까이 와 있었고, 그림자가 길게 우주선 위를 덮고 있었다.
‘타이탄… 그림자….’
사진에서 본 타이탄의 그림자가 생각이 났다.
그 시간 지구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었다.
LLCD에 불이 켜지면서 메시지가 들어왔다.
「위기 최고단계. - 재난안전국 -」
“대장, 시간이 없습니다.”
에릭이 다급하게 제라드를 불렀다.
제라드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에릭, 좌표가 맞는가?”
“네, 확인했습니다.
FU92 GGY48 GHU, TY37 GBY34 RTY. 0”
순간 가만히 있던 고리가 천천히 회전하는 게 보였다.
얼음조각과 암석 조각이 크리스털처럼 반짝거렸다.
LLCD에 메시지가 들어왔다.
「휴스턴 관제센터 폐쇄단계 돌입. - NASA 휴스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