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천천히 처음처럼 도는 거야.
관제센터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사람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걱정이 가득했다.
모니터 앞에 앉은 관제사들은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기만을 기다리며 스크린만 쳐다보고 있었다. 관제센터에는 비상 상황을 알리는 빨간 불빛이 계속 번쩍거렸다.
‘지금쯤 소식이 올 때가 되었지.’
토미리가 시계를 쳐다보았다.
메기는 말이 없었다.
초조감 속에 시간이 흘렀다.
텔레비전에서는 각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난 현장을 보여주었는데, 도시마다 불길에 휩싸였고, 고속도로에는 차를 버리고 피난 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신에게 기도하고 있었다.
메기가 무전을 켰다.
“가이아! 휴스턴이다.”
“…….”
“가이아! 휴스턴이다.”
“…….”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다른 일은 없겠죠?”
메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토미리는 고개를 끄덕일 뿐 말이 없었다.
“대장! 지금 해야 합니다.”
그림자가 토성 고리 위를 천천히 덮고 있었다.
재난 속에 있는 지구 모습이 보였다.
니콜라이가 빙글빙글 돌면서 캄캄한 우주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휴스턴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토미리와 메기, 그리고 에드워즈의 모습이 겹쳐서 지나갔다.
제라드는 아직 암석을 잡고 있었다.
“대장! 지금 놓으세요.”
다급하게 말하는 에릭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잡고 있던 손을 놓자 암석이 고리로 빨려 올라갔다.
그때였다. 고리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주선이 휘청거리면서 중심을 잃고 회전하기 시작했다.
“어?”
우주선 안에서 놀란 소리가 들렸다.
금방이라도 로봇팔이 부러질 것만 같았다.
“에릭! 역추진, 역추진.”
역추진 엔진이 분사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강한 힘에 붙잡혀 있는 것처럼 우주선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진동으로 우주선이 부르르 떨렸다.
“억!”
그때였다. 우주선이 무언가로부터 놓이는 것처럼 보이면서 뒤로 몸이 쏠렸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대장! 괜찮습니까?”
“괜찮네….”
고개를 들자 타이탄의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 덮고 있었다.
토성 고리가 회전하고 있었다.
“그래, 천천히 처음처럼 도는 거야.”
가이아와는 통신이 두절된 채로 불안감 속에서 시간만 흘렀다.
3분… 4분… 5분…. 사람들은 시계만 쳐다보았다.
메기는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실패란 말인가……?’
가이라로부터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아니면 이렇게 오래 연락이 없을 리가 없는데,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토미리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모두들 흘깃거리면서 토미리를 쳐다보았다.
메기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토미리는 마이크를 잡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일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때였다.
“휴스턴! 가이아다. 성공했다.”
“와!”
‘성공했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관제사들은 헤드셋을 벗어던지면서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가이아! 휴스턴이다….” 메기는 말을 잇지 못했다.
“… 지구로 귀환하세요.”
그렁그렁하던 눈에서 마침내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토미리도 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라드, 결국 해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