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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Feb 20. 2016

일과 가정의 시소를 타며 균형 잡기

남자에 비해 여자는 일과 가정에서 시소를 타고 잦은 갈등에 빠진다. 남성은 일과 육아의 선택에서 심각하게 고민에 빠지지 않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이 일과 육아라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한다.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결혼한 남성의 가사 참여도가 적어서 맞벌이를 하더라도 여성이 가사 노동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직장과 가사노동에서 오는 부담으로 인한 이중고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 기혼 여성 중에서 일부는 직업여성의 길을 택하고 일부는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한다. 직업여성은 돈을 벌 수 있고 사회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전업주부는 자녀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아이의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가 있다.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는 여성도 있고 서로의 다른 점을 부러워하는 여성도 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도 달라진다. 완벽한 삶이란 없다. 단지 좀 더 좋아 보일 뿐이다.


나의 큰 아들은 2.65kg의 작은 몸무게로 태어났고 분만 후 집에 아이를 데려오자마자 하루 밤을 못 넘기고 다시 입원시켜야 했다. 장염으로 며칠 고생하다 몸무게가 2.55kg로 떨어졌을 때 나는 요 조그만 생명이 어떻게 될까 봐 눈물로 밤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그 아이의 보드라운 피부와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내게 보내는 미소는 최고의 행복이었다. 아이도 내가 키우고 싶고 일도 하고 싶었다. 아이와의 행복한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출근해야 할 때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어렵게 결정을 내리고 출근하면서도 마음은 늘 편치 않았다. 


나는 남편을 스마트 폰에 ‘행복한 동반자’ 저장하며 인생의 동반자, 파트너라고 여긴다. 우리 부부는 서로의 발전을 위해 도와주고 응원해 주는 관계다. 지금까지 내가 경력을 쌓으며 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함께 맞벌이를 하면서 남편은 일주일에 하루 일요일을 내가 쉴 수 있게 가사와 육아를 도와 주웠다. 그 당시 남편은 내게  서비스한다고 하였다. 나는 일을 함께 하는데 일주일에 하루 쉬게 하는 것은 서비스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가사 일이 좀 서툴러도 고맙다고 하였다. 어느 순간 남편의 가사 분담 시간은 늘어 갔고 덕분에 나는 내 일에 좀 더 매진할 수 있었다. 내가 커리어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것에는 무엇보다 이렇게 가족의 도움이 컸다. 남편이 가사분담을 함께 하지 않으면  속상해하며 포기할 것이 아니라 설득하고 요청하고 요구해야 한다. 그리하여 여성이 일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하고 싶다면 일을 하는 것이 옳다. 일하고 싶은데 아이 양육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전업주부의 길을 택한다면 아이에게도 내가 누구 때문에 집에서 이렇게 썩고 있는데 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을 한다고 해서 나쁜 엄마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우리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한계가 있는 인간이다. 알다시피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옛 말이 있다.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욕심내지 말자. 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처리하고 못하는 것에 애  닳아하지 말자. 모든 일을 내가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리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자.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일을 하려면 배우자, 자녀 등 가족과 주변의 영향력이 크고 사회적 제도가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혼자만의 선택이 아닌 끊임없이 이들의 동의를 구하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당신이 전업 주부를 택하든 일을 택하든 간에 당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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