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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Feb 21. 2016

외모 가꾸기에 관심 많은 남성들

한국은 세계에서 남성들이 가장 여성화된 국가 중의 하나다. 요즘 한국 남성의 외모 꾸미는 방식은 남자답게 보이거나 터프한 매력을 선호하기보다는 예쁘장하게 보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였지만 화장하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그리 드문 일도 아니다. 

세미나에서 만난 남성 CEO의 피부가 너무 좋아 진심으로 칭찬을 했더니 당연한 듯이 모 피부과에서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군대에 갈 때도 선크림을 챙겨가는 신세대들이다. 이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여성 못지않다. 점점 남성의 여성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요리는 여자가 한다는 고정관념도 낯선 용어가 되어 가고 있다. 남성 셰프 열풍의 대표 주자인 요리 연구가이자 경영인인 백종원 씨는 ‘백주부’로 통하며 전 국민을 주방으로 가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여성성이 사회 전체적으로 스며들고 있다.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도 훈남 세프들이 등장하며 여심을 흔들고 있다. 심지어 삼시 세 끼(자급자족 프로그램)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성적 매력의 배우 차승원은 최고의 요리 솜씨를 뽐내며 ‘차 줌마’란 애칭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뿐인가? 그 인기의 여파로 각종 CF를 찍으며 톡톡히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연상연하 커플도 더 이상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모임에서 만난 여교수님이 자기소개를 하며 다섯 살 연하의 남편과 산다는 걸 당당하게 말하였다(진심으로 그 자리에 모인 여성들은 부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렇게 연상연하 커플이 더 이상 숨기고 싶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아닌 당당함으로까지 되었다. 이렇게 연하의 남성과 사랑이 이루어지는 자체가 오늘날 여성성이 대세인 이유 중의 하나다. 요즘 게스트로 섹슈얼(gastrosexual, 요리 솜씨로 여성을 매혹시키는 남자: 맛깔난 요리 솜씨로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남자인 '게스트로 섹슈얼(gastrosexual)'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게스트로 섹슈얼은 미식가를 뜻하는 '게스 트롬(gastronome)'과 성적 매력을 의미하는 '섹슈얼(sexual)'의 합성어다, 또한 외모에 관심이 많고 패션에 민감한 많은 남성을 이르는 말인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또한 인기다. 이들은 외모 가꾸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해서 피부와 헤어스타일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쇼핑을 즐긴다. 또 음식과 문화 등에도 관심을 보인다. 특히 20~30대 초반의 도시 남성들에게서 이러한 성향이 많이 나타난다. 이 용어는 영국의 문화비평가이자 작가인 마크 심슨(Mark Simpson)이 1994년에 일간지 《인디펜던트(Independent)》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하였다(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를 뜻하는 말인 초식남은 잘생긴 꽃미남의 의미라기보다는 온순한 성격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뜻한다. 여성스러운 취미와 꼼꼼하며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하여 인기다(네이버 사전, 2015년 8월 30일). 

‘게스트로 섹슈얼(gastrosexual)’,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초식남’ 같은 매력적인 남성상인 이들 역시 여성성이 강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여성 못지않게 남성 스스로 외모에 집착하는 ‘아도니스 증후군( Adonis syndrome , Adonis complex: 남성들이 외모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나타나는 강박관념 또는 우울증)까지 생겼다. ‘아도니스 증후군( Adonis syndrome , Adonis complex)’은 남성 외 모 집착증이라고도 한다.  아도니스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었고 죽어서는 아네모네가 되었다는 그리스 신화 속의 미청년으로 미남의 상징이다.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 흐름에 따라서 타인에게서 인정을 받고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남성들도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다. 아도니스 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외모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보다도 잘생긴 사람을 만나면 부러움과 질투에 두통을 겪기도 한다. 외모지상주의를 쫓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 신드롬으로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정도가 심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2015.8.30.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이러한 시대적 트렌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서는 여전하게 남성과 여성은 각각의 성에 맞는 성 역할과 성 정체성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서 벗어난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다반 수다(이렇게 이야기하는 나 또한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성의 헤어스타일 또한 변화를 가져왔다. 최원준․ 박선영(2008)은 현대 남성 헤어스타일에 나타난 성 정체성에 관한 연구에서 스타일별, 계층별로 살펴본 현대 남성의 헤어스타일은 남성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남성성보다는 여성성의 경향이 두드러지거나 양성성의 경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였다. 또한 이러한 성적 모호성이 헤어스타일에 나타난 이유는 1950년대 이후 서양의 남성 헤어스타일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화 문화가 새로운 성적 모호성의 경향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고 하였으며 이와 함께 성적 소수자였던 동성애와 페티시즘 경향의 성도착적인 패션 또한 남성의 헤어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쳐서 전통적인 남성 헤어스타일을 무너뜨렸음을 나타내고 있는 증거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최원준․박선영(2008)은 이렇듯 현대 남성 헤어스타일에서 보이는 성적 모호성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당분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하였다. 기존의 연구결과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외모지상주의는 우리 사회에 이미 만연하였고 미디어가 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성과 남성의 성차의 구분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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