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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Mar 01. 2016

성공한 여성에게 찾아보는 정치력

똑똑한 여성들이 위로 올라갈수록 사라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성도 어느 정도까지는 근무 연차에 따라서 본인의 역량과 노력 여하에 따라 올라갈 수 있다. 그 이후부터는 높은 직급에 오를수록 여성의 숫자가 줄어드는데 묘하게 여성이 배제됐다는 느낌이 든다. 이유는 능력 외의 것들이 작용하는데 그중에서 사내정치의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퇴직을 결심하기도 한다.

직장 생활 내에서의 관계 역학을 알아보자. 한국경제 매거진(2016년 02월 24일, 제1056호)의 국내 주요 기업 여성 임원 50명을 대상으로 한 여성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관, 직장 생활과 가정과 일의 조화를 이룬 비결을 들어보는 설문 조사에 의하면 여성 임원으로 일을 하며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사내 정치(32%)’와 ‘가정생활 양립(32%)이라는 두 가지 답변으로 나눠졌다. 결국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들은 사내 정치와 가정생활의 양립을 여성 임원으로 업무 수행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내 정치에 대한 직장인의 인식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이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으로 평가받는 것이 공정한 것 같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내정치( Workplace politics 또는 Office politics)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상관없이 개인의 이익과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해 권한을 사용하거나 조직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사내 정치는 조직 내에서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비효율적일 경우가 많다.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가 되려면 원치 않더라도 사내 정치력을 필요로 한다.

인사철을 맞아 승진 자는 즐거워하고 승진하지 못한 자는 비통해한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한 번 있다. 당연히 될 줄 알았던 승진자 명단에 올라 있지 않을 때 속상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실력만으로 승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실력 외에 자주 거론되는 것이 ‘사내정치’다. 코펜하겐 대학교의 심리학과 잉고 제틀러 교수는 사내 정치 활동이 없는 조직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제틀러 교수는 ‘사내정치’라고 말할 수 있는 행동은 사람들이 상호적으로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심지어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일하는 조직이라면 어디에나 사내 정치는 존재한다고 한다. 이처럼 비즈니스 심리학의 세계적 전문가인 런던대학교 샤모로-프레무직 교수는 비(非) 사내정치적인 조직은 없다고 하였다.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요소들이 많이 사용되더라도 결국에는 어떠한 일에 대한 결정은 사람의 몫이고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치적이라는 것이다.

원칙을 중요시하는 업무 스타일의 여성 리더는 능력과 소신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믿으며 일에 열중한다. 이러한 여성 리더의 원칙 중심 리더십은 주위의 정치력과 부당한 편견으로 위기를 맞게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때는 스트레스를 잘 컨트롤해야 하며 사내의 파워게임을 파악함으로써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사내 정치도 필요하지만 더불어 나만의 강점을 무기로 승부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남성의 세계는 주로  줄타기가 많고 ‘A ’ 아니면 ‘B’다. 주로 한 라인에 올인 하기 마련이고 한 곳에  줄타기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성의 경우 공존의 능력이 있기 때문에 타 라인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성의 경우 비공식적인 장소에서 중요한 정보 교류를 많이 하는데 여성의 경우 잘 되지 않는다. 거듭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내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조직의 핵심리더가 되기는 어렵다. 기업에는 각종 조직과 위계질서가 있다. 자신의 위치가 조직 내에서 연결 고리가 약하다면 회사가 어려워질 때 구조조정 대상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설득은 정치다>의 저자이며 조직 행동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권위자인 새뮤얼 컬버트는 조직의 구성원으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설득력이란 결국 ‘정치력’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기업이든 직장인이든지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상대방을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하며 사내 정치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더불어 그는 책에서 우리는 습관처럼 ‘시스템’,  ‘지나친 관료주의’ ‘주변의 무능력’, 등과 같은 추상적인 실체들을 비판하지만, 진실로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소통의 난맥이라고 한다. “부장님 꼰대처럼 고리타분한 소리 그만 좀 하시지요.  지긋지긋합니다”라고 누가 상사에게 감히 속내를 그대로 드러낼 것인가. 이처럼 우리가 직장에서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자살행위 일 것이다. 직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고 허튼소리의 포화 사이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대부분의 남성은 군 복무 경험을 통하여 상사 대하는 법이나 사내 정치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반면에 여성은 조직 관계 경험에 서투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여성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한계점이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보다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 그런 점에서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특히 남성과의 적대 관계보다는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찾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직장생활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야 한다. 나 혼자만 잘나서 낼 수 있는 성과는 약하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원치 않아도 사내 정치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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