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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Mar 04. 2016

여성이 경제력을 가져야 하는 이유

커리어 우먼 인 김정미 씨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친하던 친구를 만났다. 이십 년만의 만남이었다. 친구는 전문직인 일을 가진 남편과 남매를 둔 전업주부였다.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단 한 번도 직업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오랜만에 친구와 만났을 때도 오후 6시가 지나자 불안해하며 아이 저녁을 차려 주어야 한다고 집에 가야 한다는 그녀의 말에 김정미 씨는 아연실색하였다(그녀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전업주부나 직장을 가진 주부나 본인의 선택을 환영한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으면 선택권은 없거나 줄어든다. 경제력이 없으면 남편에게 위축되기 마련이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비평가이며 페미니즘 문학의 선구자이기도 했던 버지니아 울프는 그녀의 저서 <자기만의 방>에서 100여 년 전 여성의 삶을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그 당시의 여성은 교육을 받을 기회도 드물었고, 직업의 자유도 없었으며 남편의 허락 없이는 단 1 페니조차 쓸 수가 없었다. 여성이 할 수 있었던 일로는 조화를 만들고, 책을 읽어 주고, 편지봉투에 주소를 적는 일 정도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 책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의 정신적, 물질적 자립의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또한 그녀는 대부분의 여성이 경제적으로 아버지와 남편에게 의존하였으며 이러한 점이 여성의 자아의식과 창의성에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말한다. 여성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에게 복종하고 아부했다. 남성은 이러한 여성의 태도에 민감하였고 우월감을 누리는 일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여성과 남성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바바라 켈러먼, 데보라 L. 로드, 2010:69)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을)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할까? 출산 육아 문제로 인해 그렇다고 백번 이해를 하더라도 남편에게 경제적인 문제를 다 맡겨 버리면 미래에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당장은 남편의 수입만으로 안정적인 삶을 산다고 해도 앞으로 쭉 편안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많은 여성들이 위기가 닥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에 아웃렛에 쇼핑을 하러 갔다. 남편은 차에 있고 나는 쇼핑 몰을 돌아보며 내게 맞는 외투를 구입하였다. 여성이 원하는 옷을 고르면 남성이 옆에서 척척 결제를 해 주는 것이 한편으로 부럽다고 하였더니 남편 왈 ‘당신이 원하는 옷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게 더 행복하다’는 말을 하였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누군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 내려면 그만큼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물론 돈벼락을 맞았거나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것을 스스로 살 수 있는 것도 당당함이다. 여성이 자립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지면 가정폭력도 줄어들 것이다. 원치 않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많은 여성이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이혼 후의 경제적인 막막함 때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여성이 경제적으로 대등한 위치에 오르면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회문화적인 규범과 가치들도 서서히 허물어질 것이다.     


여성이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 남편에게 경제적으로도 종속되지 않아도 되고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되어 부부관계가 파트너십이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사회는 경제력이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게 되었다. 여성이 경제력을 가지고 있을 때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자유가 많아진다. 우리 사회에도 경제력을 가진 여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경제력을 가진 여성은 전통적인 내조의 역할을 넘어서며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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