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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Oct 30. 2016

미루는 습관 버리기

 월요일 아침이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다. 이성적인 마음은 ‘어차피 내가 할 일이야. 하나씩 해치우자. 그래서 개운하게 끝내자’라는 생각이다. 실제 상황은 어떤가. 어느 사이 퇴근 시간이 되었으나 자신도 모르게 미루기 대마 왕이 되어 버린다. 일은 진행이 안 되어 있고 스트레스에 머리는 지끈거린다. 이런 또 야근을 해야 하나. 누구 탓인가. 결국 당신 탓이다. 나만 그런가? 자책할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이 미루기 증후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후회한다. 특히 하기 어렵거나 불편한 일, 부담이 큰 업무일수록 이 증상은 심각해진다. 이 자료만 정리해 놓고 해야지. 보든 기사만 다 읽고 해야지 하다가 낭패를 본다. 이러한 경우를 심리학에서는 ‘미루는 버릇’(Procrastination)이라고 한다. 미루는 것은 사소하게 작은 것부터 심각하게 중요한 일까지 다양하다.


  해야 할 일을 미루는 행동은 피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으로부터 시작된다.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기분 회복(mood repair)”이라고 말한다. 이는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며 해야 할 일과 관련되는 불편한 감정을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칼레튼 대학 심리학과의 부교수 티모시 파이킬(Timothy Pychyl)은  당장 눈앞에 있는 해야 할 일을 늦추는 것은 기분을 조절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일을 피하고, 나쁜 기분도 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러한 방법은 단기적으로만 작용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빠르게 결정 내리고 해결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늑장을 부리게 된다. <2030 여자 그냥 살래? 바꿀래?>의 저자인 와다 히데키는 신경정신과 의사이다. 그는 20년 동안의 다양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잘 부딪치게 되는 문제를 카툰에 담아 책에서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으며 일을 미루는 태도는 실패하거나 불리한 환경에 놓일 경우에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신용에 타격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 벗고 앞장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 보자.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생기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게 되고 자기 방어 중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 이 ‘미루기 작전’이라는 것이다. 자진해서 상처를 받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순간만큼은 상처받지 않는다. 문제는 잦은 미루기 습관이 결국은 막다른 골목에 자신을 몰아넣을 뿐이라는 저자의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미루기가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성공한다 해도 완성도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학자들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할 일을 미루는 것’을 미루기라 정의한다. 즉 장기적인 대가를 감수하면서도 단기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미루기가 습관처럼 되면 스스로도 싫어진다. 끝까지 일을 미루게 되면 어떻게든 일을 해내게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배우자에게 사과를 하고 이해받기를 미루다가 결국은 지친 상대방에게 이별을 통보받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미루다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와 같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영국의 작가이며 사회 개량가로도 활약하였던 새뮤얼 스마일스 (Samuel Smiles)는 오늘 일을 하지 않고 내일로 미루기 시작하면 결국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이유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20세기 최고의 거장이며 천재화가인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Pablo Ruiz Picasso)도 마찬가지로 하지 못하고 죽어도 괜찮은 일만 내일로 미루라고 하였다. 


 미루는 습관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다양한 임상 경험과 연구를 해온 임상 심리학자인 윌리엄 너스(WILLIAM J. KNAUS, PH.D)는 <미루는 습관 버리기>라는 그의 책에서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지금 당장 시행하기’를 주장한다. 너무 당연한 것 같지 않은가.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실천이 어려웠을 뿐이다. ‘뭐야’라는 실망감보다 좀 더 인내를 가지고 살펴보자. 우리는 어찌 되었던 이 미루는 습관을 버려야 하니 말이다. ‘지금 당장 시행하기’는 알아도 실천이 어렵다. 우리가 이 불편한 습관을 버릴 수 있다면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는데 한결 수월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면서 자신에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시기가 적당하고 중요한 일이 있을까?”라고 묻는다. 저자는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는 것은 미루는 습관에 대항하는 행동의 단계를 설정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잊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을 미루는 것을 방지하는 해결책으로는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하기’가 있다. 절대로 잊어버릴 일이 없다고 자신의 기억을 지나치게 믿기보다는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미루면 결국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맞이할 뿐이다라는 의견은 지당하다. 정말 하기 싫은 과제를 마감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으면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딱 5분 동안만 하기로 계획하고 해보라는 말 지금 당장 실천해 보자. 그밖에 미루는 습관을 버리기 위해 목표를 작게 나누는 방법, 작은 목표를 달성했으면 스스로에게 칭찬이나 선물로 보상하는 방법, 마감시간 설정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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