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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Jan 23. 2017

누가 여자의 적인가?


직장 생활은 경쟁의 연속이다. 때로는 적이 때로는 아군이 존재한다. 적과 아군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 직장이라는 이름의 전장이다. 과연 여자의 적은 누구일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또는 양쪽 모두일까? 이 원초적 질문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여자의 적은 여자라 한다.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속칭 ‘여왕벌 신드롬’(queen bee syndrome)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때로는 여성으로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는가 하면 때로는 같은 여성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여왕벌 신드롬은 낭설이라는 주장은 여러 논자의 주장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것으로 미국 뉴욕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의 진보적 일간지로 유명한 가디언의 보도에 의하면 여성 리더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다른 여성을 견제하고 결코 그 성과를 나누지 않는다는 여왕벌 신드롬이 실제에 있어서 근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소위 ‘여왕벌 신드롬’은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발표한 1973년의 한 논문에서 여성 리더가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여왕벌이 벌집을 장악하는 것을 비유하여 만들어낸 용어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이 1500개 회사의 최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20년 이상 조사 연구한 바에 의하면 여성이 대표인 회사에게는 오히려 여성이 임원 등 고위직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이 대표가 아닌 임원 등 고위직에 그칠 경우 그 밑에 있는 여성 관리자의 비율은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최고위직까지 오르는 여성의 숫자 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은 여성 리더가 여성을 견제하는 여왕벌 신드롬 때문이 아니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가 공고하기 때문이라고 이 논문은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여성들이 조직 내에서 동성인 다른 여성을 돕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속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한국일보:2015.06.08).
     
 결론적으로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여성이 다른 여자에게 적대적으로 대한다면 그 여성은 자존감이 부족한 경우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여성에게 호의적이기 어렵다. 자신을 좀 더 사랑한다면 좀 더 포용성이 높아진다. 한 여성이 잘 나가면 좀 더 많은 여성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남자의 적은 남자 아닌가? 남자는 더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하기 나름이다. 여성학적 관점을 떠나서 여성의 적이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다.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말이 부디 근거 없는 이야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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