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금숙 작가 Dec 16. 2017

동네 마실

시골집에 추위가 찾아든다.  도시에서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주말이면 찾아오는 나의  아지트다.  아직 낮에는 햇살이 따스하다. 햇볕이 좋아 거실 창을 활짝 열었더니 양지에서 기분좋게 오수를 즐기고 있는 어미와 새끼 길냥이가 눈에 들어온다.  새끼  고양이는 깜짝 놀라 후다닥 달아나고 어미 고양이는 나를 째려본다. 햇살의 행복을 방해 받았다고 여기는 눈빛이다. 어머 미안하다 내가 미처 못보았어.

내 시간과 고즈넉함을 즐기고 싶어 찾는 시골집이지만 한번씩 외롭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갖고파 주말 마다 찾아오지만 허전함은 열에 한두번 찾아드는 손님이다.  뒷집 할머니 댁에 마실 갔다.  할머니는 마루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다. 눈이 침침하신지 한참을 들여다 보시고 계셨다.  반가이 맞아 주신다.  호기롭게 이리 주세요. 제가 해볼께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난 그럴 수 없다.

시력은 좋으나 노안이 왔다.  젠장 안경을 가져 왔으면 좋았을텐데 주머니에는 햇볕 가릴 선그라스만 쑥스러워 하며 숨어있다.  할머니랑 이런저런 얘기하며 논다.  할머니는 갓 삶은 고구마와 무김치를 주셨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톳밥까지 주셔서 김치에 쓱쓱비벼 맛나게 먹었다 .

맛있게 먹는 모습에 흐뭇해 하신다. 빵 하나와 블랙커피 한잔으로 떼웠으니 얼마나 잘먹겠는가 .  식사 후 할머니는 노인회관으로 나는 바다로 향했다.

겨울바다는 나름의 운치가 있다.

이 집은 우찌 이리 정겨운지

남해의 겨울바다 참 좋다.  추위가 점점 강도를 높이고 파도는 사나워졌다. 나는 중무장을하고

씩씩한척 다닌다.


작가의 이전글 노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