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는 시골집. 나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아지트다. 텃밭에 키운 채소들은 너무 신기하고 대견하다. 물이 고파 잎이 시들시들 기운 없는 채소들을 위해 급히 물을 준다. 왠지 미안하다. 지네들끼리 크고 있으니. 그냥 씨를 뿌리고 심으만 둔다고 그저 자라는 건 아니다.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 텃밭에는 채소만 자라는게 아니다. 엄청난 생명력을 자랑하는 잡초와 대나무도 쑥쑥 자란다. 풀쇄기와 모기도 호시탐탐 나를 노린다. 익숙하지 않은 요녀석들에게 헌혈 하기는 싫지만 강제로 기습 헌혈을 당한다. 조그만 녀석들이 얼마나 힘이 좋은지 긴 바지를 입어도 속수무책이다. 폴쇄기와 모기에게 물려가며 풀을 뽑는다. 너무 잘자라는 미운 잡초들이 밉다. 어두워 질 무렵 알타리들 사이로 제일 키큰 것이 꽃까지 피웠다. 잡초인줄 알고 분노의 손길로 쑤욱 뽑았다. 어머 알타리 너였니. 미안하다. 초보라 널 몰라 보았어. 근데 너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