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추억을 기억으로 간직하는 것
아이가 18개월이 되니, 인사이드 아웃으로 비유하면 엉뚱섬이 우뚝 솟은 느낌으로 각종 엉뚱한 말과 행동을 보여준다. 사진과 영상으로 최대한 담아내고 있지만, 이때의 감정을 이렇게 육퇴하고 글로 조금이라도 쓰고 싶다.
이런 느낌이 마치 스쳐 지나갈 모래 같은 수많은 추억의 편린을 손으로 틀어막는 기분이다.
요즘 제일 귀여운 것들은
새를 빵이라고 부르는 것 - 산책길에 비둘기들이 많아서 내가 빵~ 하면서 발 구를 때 비둘기가 날아가던 게 너무 재밌었나 보다. 새를 보면 빵~~~ 하는 게 너무 엉뚱하다
할머니를 부를 때 본인 편한 대로 줄여 부르는데, 그게 듣지도 보지도 못한 '앎'이라 너무 웃기다. ㄹ 부분은 r로 발음하니 arm에 가까워서 재밌다. 할머니와의 추억이 집안 곳곳, 음식들에 묻어나니 앎~을 수시로 발음한다.
아이스크림을 5음절로 발음하는데 한 호흡에 발음하려니 힘든지, 아츄꾸잉, 아수꾸임, 아이슈 등등 매번 다르게 발음하는 게 너무 귀엽다.
집안일을 최대한 돕고 싶어 하는데, 시키면 또 곧잘 해낸다. 몬테소리 육아법에 따라 최대한 많이 시켜주는데 집중해서 입을 내밀고 끈기 있게 오랜 시간 동안 다 해내서 정말 기특하다.
뜬금없는 것에서 질서를 느끼고 그게 망쳐지는 것에 대해 속상해한다. 이불을 세탁기에 넣으니 거기 넣지 말라고 오열하며 엉엉 울었다. 세탁기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서 곧 뽀송하게 다시 만날 거라고 설득했더니 '응!' 하고 이해? 했다. 설명해 주면 또 수긍하는 게 황당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더 존중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특히 몬테소리 가르침에 따라 완전 신생아 때부터, 몸을 만진다거나 어떤 행동을 강제로 시켜야 할 때, 다 설명해 주는 습관을 들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설명하면 웬만하면 다 이해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