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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Aug 09. 2020

직장을 잃으면 뭐먹고 살아야하나

직장이 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지 말자

내가 인생을 그만 살아야하나 라고 생각할 몇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 대학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수능을 망치고 난 이후

- 연인관계에서 그(녀)만 보고 살았는데 잘 되자마자 상대에게 버려진 경우

- 가수가 되고 싶어서 혹은 멋진 운동선수가 되고 싶어서 어린시절부터 이 길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상황적으로 타의에 의해 그만둬야 하는 경우

- 오랜기간 공무원 시험만 준비했는데 계속해서 낙방하는 경우

- 직장(특히 사무직)에서 인생을 바쳐 일하다가 해고된 경우  

   

긴 시간을 투자하여 해오던 일에서 다른 길로 방향을 튼다는건 쉽지 않은일이다.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는데.. 다른걸 맨땅에 헤딩해서 시작한다는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알지 못한다. 

사실 우린 시작할 엄두조차 못내는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에 출구가 없는듯한 공포감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나의 경우 직장인인데, 당시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주변사람들은 이런말을 했다.

“그렇게 힘들면 그냥 퇴사하고 다른 직장 구해봐” ... 말이 쉽다.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쓸 시간도 없고 이미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희망찬 포부를 자소서에 녹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퇴사했다가 일자리를 못구하면 어떻게 살아야하는걸까.. 

그러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현실에 순응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나를 보게된다.     


그러나 항상 이런생각이 든다. 

평생직장이 아니라면 난 과연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하는걸까? 

조심스럽게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주식/펀드를 하고 있다, 목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모으고 있다, 미래를 위해 집 한 채를 남모르게 분양받았다 등 다들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해보려고 하고 있단다. 

그러나 솔직히 여기회사를 나와서 무얼 하며 먹고 살아야할지는 도저히 모르겠다고 한다. 

특히 내가 몸담고있는 사무직 직종은 수명이 짧아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난 이 고민을 입사후 2년차부터 시작했다. 

신입이라 굉장히 단순한 업무부터 부여받았는데, 솔직히 성취감보다는 자괴감이 느껴질만한 단순업무의 반복이었다. 단순업무에서 점점 관리하고 결정하는 업무 단계까지 갔지만, 내가 이 자리에 없어도 누군가가 이 일을 익히면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또 다시 답을 찾다가 몇년의 고민끝에 나만의 답을 찾아냈다.      

진부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분야 혹은 내가 관심가는 분야를 이것저것 배워보는 것이다.

 취미를 찾아, 취미를 갖자. 

누군가는 주 52시간 제도가 생기고 저녁있는 삶을 살고 있을테지만, 다른 누군가는 여전히 하루종일 야근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체력적으로 힘들어 주말에는 하루종일 쉬고만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 또한 야근으로 하루종일 앉아있느라 (온 몸의 장기가 중력에 의해 내려올만큼) 힘들었던적이 있다. 그걸 요가를 배우며, 생존을 위한 운동을 시작하면서 이겨냈다. 확실히 운동을하면 몸이 개운하고 가벼워진다. 밥을 많이먹고 운동을 열심히했더니 체력도 훨씬 강해졌다. 

그렇게 몸과 마음에 무언가를 수용할 여유를 느낄 상태를 먼저 만들고 취미를 찾아보길 권한다     


나의 경우, 긴 몇 년 동안 징하게 이어졌던 야근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와, 주 52시간 제도가 생기며 저녁있는 삶을 누릴 기회가 많아졌다. 

그 전에는 요가만 주 2회 정도로 배우는게 다였다면, 

무언가를 더 배울 여유가 생겨난것이다.


어린시절부터 이것저것 배우고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곰곰히 생각한 끝에 내가 미술이란걸 잠깐 배웠을 때 행복했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당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20여명정도의 또래 어린이들과 대충 몇 달 배운게 전부였는데, 그 시절 얕게 배웠던 수채화를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 난 색을 조합해서 물감칠 할 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그렸었다. 그리고 시간이 가는줄도 모를만큼 몰입해있었는데, 그 몰입의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직업과 관련성 없는 제 3의 무언가를 취미로 가져보고 싶었다.     


회사(8년) > 요가(6년) > 미술(6개월) 요즘 이 세가지를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이 다니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특히 주말에도 요가와 미술이 문을 열기 때문에, 최대한 빠지지 않고 가서 배우는데 열중하는 중이다.  

    

지금의 난 성공한 삶도 아니고, 성공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건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나의 삶이 풍족하다고 느낀다.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건 덤이다. 

행복의 조건이 내면의 만족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구보다도 풍족하게 살고 있다고 느낀다. 누군가 나에게 정체를 묻는다면 “미술가이며(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아무튼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요가를 하는 직장인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언젠가 타의에 의해 회사를 나오게 되었을 때, 취미와 관련된 직종에 문을 두드려볼 기회를 조금 더 쉽게 갖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든다. 그래서 배움에 쏟는 돈은 아깝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고민만 하는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이런것 저런것  다 도전해보며 내가 좋아하는걸 찾아보는 기회를 갖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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