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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Feb 18. 2022

장기연애가 이별로 이어지는 과정

작년부터 어쩌면 내 마음은 떠나있던건지도 모른다.

연애한지 3년이 넘어가니 주변의 이성 친구들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나의 감정이 당황스럽기도 했고,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몰랐다.

연애하던 상대에게 확신이 느껴지지 않을수록 이런 현상이 더 깊어졌다.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주변 지인에게 나의 감정을 토로했다.

“제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정말 걱정되는건 제가 결혼한 후 남편 될 사람이 다른 이성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그 때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말 두렵네요.”

지인은 말한다.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해볼 일이야. 결혼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환승이별을 당한 지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참 아프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기를 몇 달째 반복했으며,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그 아픔은 마음에 가시처럼 박혀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환승연애로 갈아탄 상대방은 결혼을 했거나 다른 상대방을 잘 만나고 있다고 하니 어찌 이별은 한 사람에게만 이토록 아픈 것일까 싶다.

그들은 뒤늦게 말한다.

“생각해보니 상대방이 계속해서 보내오는 결별사인이 분명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 같아.

내가 더 빨리 알아채고 준비했으면 충격을 덜 받지 않았을까”      


좋은 이별이라는건 없겠지만 난 이런 이별을 좋아하지 않는다.

남겨진 사람이 상대방의 환승연애에 분노하는건 아마 자신을 만나는 동안 다른 상대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사실에 몇배로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는게 아닐까.

친구를 만나는 동안 들어오는 소개팅, 이성의 관심을 밀어낼 수 있었던 건 적어도 연애에 대한 나만의 신념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바보라고 칭했다.)   

   

미래를 보는 가치관, 목표가 너무도 달랐던 우리.

상대방은 현실주의적이고 나는 미래지향적이었다.

서로에겐 최선 노력을 다해야 할 각자의 직장이 있었고, 업무강도와 동료들과의 관계가 각자 달랐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 쏟고 있는 와중에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함께 가보자고 하는건 부담스럽고 힘든일이었다. 그가 변하고자하는 의지가 없다면 바꿀 수 없는 힘든일이었기에 연인관계가 유지되는 방법은 내가 그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없었다.

‘다름을 받아들임’

동기부여되는 삶을 살고 싶고, 인생의 목표가 뚜렷했던 내게 이 부분은 참 힘들겠다고 느껴졌다.

내가 상대방에게 더 이상 맞춰갈 수 없었고, 상대방도 나에게 맞출 수 없었기에 결국 답이 정해진 관계가 아니었을까. 우린 이렇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오랜시간을 함께 할수록 느껴지는 차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그 차이가 더 크게 다가오고, 확신이 없어지는 관계.

권태기는 그렇게 다가왔고 우리를 갈라놓았다.

  

이별 후 상대에게 못해준 것에 대한 ‘깊은 후회’ , 일상을 공유했던 상대가 부재한다는 ‘공허함’ , 오랜기간 함께해온 ‘정’ 이라는 감정이 홀로 남겨진 나를 참 힘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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