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 나를 알아가는 시기(1) -30대의 조언

돌이켜본 20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by 드림트리

누군가 내게 20대 초반의 삶을 묻는다면,

"2년 동안은 대학에 다녔고 2~3년 동안은 죽어라 일만 하다가 20대 중반이 되었어요"라고 큰 틀을 정의해 본다.

10대의 나는 불안정했고, 행복을 느끼기 어려웠다.

유독 내가 하이틴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는

선진국의 10대들은 발랄하고, 예쁘고, 행복한 삶을 즐기는듯하여 영화를 보며 대리 만족했던 게 아닐까.

가장 예쁜 나이 10대, 어쩌면 가장 행복해야 할 나이.

조금의 일탈도 경험해보고 나 자신을 꾸며보고, 파티하고, 스트레스를 풀며 살아가는 삶.

영화 같이 아름다운 배경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그들의 삶을 동경했던 것 같다.


부모님은 그런 내게 말씀하셨다.

한국에서의 10대는 공부만이 답이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그것 외엔 없다고 하셨다. 또한 10대 때의 희생을 통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멋진 20대를 살아가길 원하셨다.

결론적으로 난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오롯이 책상 앞에만 앉아 있었으나 '언어, 수학, 외국어.. ' 그 공부는 내겐 적성에 맞지 않 않았으니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게 남겨진 건 고등학교 졸업장, 열댓 명의 친구들 그리고 아주 잠깐의 스쳐가는 추억들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난 그렇게 20대를 맞이했다. 그리고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다. 짧은 대학 생활, 절대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 짧은 시간 남은 자산은 꽤 많다.

1) 200여 권에 이르는 책을 읽으며, 자신감을 얻다.

그중 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높은 자존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먼저 알려주는 책 속 선배들 덕분에 난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건강해졌고 나만의 뚜렷한 주관을 갖출 바탕을 마련할 수 있었다.

2) 내면의 풍족함 '행복' 이란 감정을 느끼다.

오랜 기간 행복이라는 감정을 경험해보지 못했었는데, 대학 시절 동안 자주 느꼈던 감정인 것 같다.

-성취감에 따른 행복 : 교내 장학금, 외부/내부 상 수상 등

-내면의 양식이 풍족해짐에 따른 행복 : 책을 읽으며 몰입을 경험하고 지식을 쌓는 즐거움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얻는 행복 : 타 지역에서 온 대학 동기 등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는 행복 : 봉사활동, 등산, 맛집 탐방 등

3) 문화생활을 누리다.

부모님의 지원으로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발레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소중했고 값진 경험이었다.

(다만 앞으로는 가기 전 어느 정도 공부를 해볼 필요는 있다고 느꼈다. 알고 듣는 것 , 알고 보는 것이 모르는 상태에서 접하는 것보다 몇 배나 풍요롭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단기간의 풍요로운 대학 생활은 쉽게 대기업으로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더불어 학창 시절의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으며 사회생활로 첫 발을 딛게 되었다.


<야근의 세계로 들어오다>

어린 나이부터 시작한 사회생활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었다.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 인생은 오직 회사뿐이었다. 신입사원의 패기로 매번 30분 일찍 도착하였으나 퇴근은 예정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8 - 9시가 기본 퇴근 시간이었고, 10 -12시 퇴근도 적지 않았다. 화장실도 뛰어다녀야 할 만큼 바빴고, 점심조차 자주 걸러야 할 만큼 물리적으로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렸다. 참고 참다가 선배에게 일이 많다고 토로하니 '집에 가길 포기해라', '새벽까지 일하고 퇴근하면 된다'는 되지도 않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무적으로 많이 배웠으나 일정 이상 배운 후 성취감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풀어나가야 할 나만의 숙제이다.) 하루 휴가조차 쓸 수 없었고 어쩌다 사용하는 휴가는 잘못 만난 꼰대 상사의 엄청난 눈총을 받아야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업무 사고는 꼭 그런 시기에 터진다. 매일이 지옥같이 힘들다고 느껴졌다.

20대 중반을 바라보는 시기,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을 찍으며 몸과 마음은 이미 고장 난 지 한참이었다.

다만 돌이켜보니 힘들수록 얻은 것도 참 많았다. 회사에 몸 바친 지 2-3년이 흐른 후 얻은 것과 교훈을 정리해본다.


-얻은 것

1) 돈을 열심히 쓰며, 돈을 모았다.

20대 중반이 될 무렵, 대략 5천만 원의 돈을 모았다. 여전히 대부분 친구들은 취업 준비 시기였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아르바이트, 집에서 받는 용돈으로 한 푼씩 아껴가며 살고 있었다. 친구들을 볼 때마다 '돈'이라는 면에서는 먼저 직접 벌어 사용하고 있는 내가 참 감사하다고 느껴졌다. 돈이라는 재화는 분명 내게 풍족함과 다양한 이득을 가져다주었다. 벌고 있는 돈으로 먹고 싶은 것도 자주 먹고, 입고 싶은 옷도 입으며 또래보다 풍족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2) 좋은 영어성적을 받다.

외국어 공부에 유난히 관심이 많던 난 대학시절 필리핀 전화영어를 수강했다. 미국 전화영어로 나를 시험하고 싶었으나 가격대가 너무 높아 늘 부담스러웠다. 회사 입사 후 북미 전화영어로 바꿨으며, 좀 더 영어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학원도 다녔다. 노력한 끝에 결국 높은 영어 등급을 받고 회사 안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더불어 외국인들 앞에서 업무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3) 좋은 회사 동료들을 만나다.

20대 초중반에 만난 동료들 중 퇴사한 분들이 참 많다. 그중 몇몇 지인과는 여행도 함께 다닐 만큼 지금까지 좋은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한 공간에서 생활했던 즐거운 추억들을 회상하며 우리는 늘 하나가 된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회사를 통해 얻었다.


4) 동은 나의 힘, 삶의 원동력

심각한 체력 저하를 겪은 후 시작한 요가가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힘든 업무로 일주일에 한 번 많아야 두 번밖에 가지 못했으나 정신적, 체력적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명상을 하고 스트레칭을 한 것뿐인데 이 효과는 엄청났다.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나 자신을 더 사랑해줄 만큼 건강해졌다. 난 평생 동안 운동을 하리라 다짐했다.


5) 단체 활동을 시작하다.

짧은 대학생활은 언제나 내겐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또래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종교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아쉬움을 채워갔다. 또래의 언니 오빠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었으며, 함께 갔던 다양한 엠티 속 추억들은 여전히 마음속에 있다. 지금까지 이어가는 종교 단체생활은 여전히 내게 큰 위안과 소속감을 준다. 20대엔 회사 외의 단체 활동에 자신을 던져보길 추천한다.


-얻은 교훈

1) 기술을 배우자!

기술직이 아닌 사무직으로는 배울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퇴사자들의 업무가 누군가에게 쉽게 대체되는 걸 보면 내 자리 또한 누구에게나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자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쉽게 터득하지 못할 기술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습득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외국어 , 누구나 취득하기 어려운 혹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자격증이 있으면 확실히 유리할 것 같았다. (이는 회사 밖에서의 삶에서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2) 남는 건 여행과 추억

해외여행 3박 4일, 제주도 2박 3일, 종교 엠티 활동 3박 4일 , 친구들과 워터파크 여행, 주말 가족여행.

돌이켜보면 입사 후 3년간의 가장 강렬한 경험이다. 평일 야근에 이어 주말근무가 상당히 많아 여행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몇 번 안 되는 여행이지만 루틴 하게 돌아가는 삶에 활력소와 행복을 주었다. 난 공허함을 자주 느끼는데, 새로운 경험을 할 때 만족과 행복을 강하게 경험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20대 중반 이후부터는 여행을 자주 다니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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