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12월, 인생을 생각하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 관망한 나의 인생

by 드림트리

19살 12월.. 난 곰곰히 생각했다.

"왜 살아야 할까?"

대학, 10대시절 공부를 위해 미래를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갑작스럽게 무리하게 이사를 강행했으나

부모님의 계획은 결론적으론 실패했다.

이 성적으로는 갈 수 있는곳이 없었다.

'공부만이 살길 , 대학만이 미래'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으나 내겐 쉽지 않았다.

"앉아서 공부만 하면 되는건데.. 그게 그렇게 어렵니" 누군가는 말한다.

원체 약하게 태어났던 내겐 공부를 지속할만한 체력도 없었고,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모르기에 흥미조차 느끼지도 못했다. 공부만 시작하면 왜 항상 배는 더부룩하고 속도 안좋은지 스스로를 '장트러블'로 부를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 강남 3구안의 학교를 다니며 이 세상의 모든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다 느껴본것 같다.

그렇게 수능이라는 큰 문턱을 넘고나니 굉장히 허무했다.

인생의 목표는 끝났고, 난 이 학력으로 평생 망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거라 생각했다.

'왜 살아야 할까?' 또 되뇌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벽만 보며 몇 일 동안 고민을 거듭해도 답이 안나왔다.

'그럼 오늘부터 차라리 살지 말까?'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던 가족 중 한 명이 “그렇게 할 게 없으면 책이라도 읽어봐라”라며 몇 권의 책을 건네줬다.

어린시절부터 “책 읽자”라는 말을 들으면 경기를 일으키며 안읽겠다고 발버둥치던 나였다. 태생적으로 책은 나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인생이 공허해지고 무료해지는 순간이 몇날 몇일 반복되니 한 번쯤은 눈독을 들여보게 되었다.

첫 책은 이지성 작가의 <독서천재 홍대리> 라는 책이었는데, 홍대리의 가장 비참하고 처참한 순간이 내 상황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가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입문하고 풍족한 인생을 열어가는걸 보며, 나 또한 독서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자기계발서, 철학, 역사 등 다양한 책을 접하며 탐구한 끝에 답을 내렸다.

‘왜 살아야 할까? => 행복하기 위해서’

아직 19세.. 인터넷을 찾아보니 19세는 너무나도 어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린 꽃같은 나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교 내에서는 합격한 대학에 따라 이미 서열이 갈리며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고 있었다. 누가 어디 학교에 갔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학교에서는 가장 나이많은 노땅취급을 당하고 있고, 선생님은 좋은 대학에 붙은 친구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는듯했다. 이미 인생의 답은 정해진것 같은데, 과연 나는 어린나이가 맞을까.


10대에 다니던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대학에 들어왔다.

교수님들은 우리에게 전혀 압박감 따윈 주지 않고 모든걸 자율에 맡겼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학교에 안나와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학점만 낮게 받으면 됩니다. 이젠 본인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져야 할 나이입니다. "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난 지금 행복하지 않은걸까. 좋은 대학에 입학한 수많은 내 친구들은 지금 다들 행복할까. 꼭 그럴것 같진 않았다.

난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었다. '행복'이란 두 단어의 의미를 찾기 위해 갓 20세 지금부터 노력해보고 싶었다.

압박감 없는 상태에서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걸 찾아보기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여부와 상관없이 압박감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내 마음을 짓누르던 큰 돌덩이가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책을 읽으며 롤모델을 찾았다. 목표를 세우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꿈을 향해 하루하루 정진해 나아가라고 조언하는 행복하고 부유한 사람들도 책을 통해 많이 만났다. 생각해보니 내겐 꿈이 없었다. 꿈을 명확하게 그려야했다. 그럼에도 10대 시절 내내 책상앞에서 허송세월 보낸 나날이 너무 길기에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이제 세상에 갓 나와 아는것이 너무 없었다. 구체적인 꿈은 도저히 찾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대충 종이에 끄적끄적 대본다.

-내가 정말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를 찾아 공부 해보기

-행복이 뭔지 알고 행복해지기

-돈이 많은 부자되기

-대기업 입사하기...?


내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10대 시절 내내 내게 스트레스를 주었던 부모님의 잔소리, 수능, 성적압박감에서 드디어 벗어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출발선이 매우 뒤쳐졌다는 자조감은 있었다. 학벌의 영향이 유난했던 당시, 사회적인 위치에서는 솔직하게 밑바닥이라고 생각했고, 이젠 올라갈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이면서도 급해졌다.

20살, 내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 생각했다.


대학교에서는 내게 기회를 참 많이 주었다.

10대 학창시절 성적으로 늘 뒤에 가려져있던 내가 열정을 갖고 성실히 임하니 이 모습을 잘 봐주셨는지 한 과에 2명만 주는 교수 권한의 특별장학금을 받기도 했고, 성적장학금, 창업사업 금상 수상 상금, 학교에서 주최한 브랜드 사업 장학금 등 1천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받았으니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지식도 풍부해졌고 도전의식이 생겼으며 자존감도 높아졌다.

시각장애우를 위한 성우 봉사, 독거노인 돌봄 봉사, 인턴 등 여러 경험도 해봤고,

부모님의 지원으로 발레,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콘서트 등 다양한 음악적 학문도 접했다.

마음의 양식이 풍족해지고 풍부해지는걸 느끼니 남부러울게 없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만족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적은 없었다. 정말 행복했다.


길지 않은 대학생활 경험을 토대로 평소 관심이 많던 분야의 기업에 지원했다. 자격증 같은 스펙을 강조하던 시기, 내겐 또래보다 월등히 다양한 경험이 남아있었고 자기소개서에 진심을 담아 녹여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실무 면접관은 말씀하셨다.

"자기소개서를 읽다보니, ~~ 이런 부분이 있던데요.. 20대 초반이 맞나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까.."

임원 면접관은 말씀하셨다.

"긍정 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풀어내다니요. 경험에서 우러나온게 느껴지는데 어린나이에 벌써 그런 생각을 했다는게... 믿을수 없네요"

짧지만 누구보다 격렬하게 겪어왔던 경험들을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답변하였고, 면접관분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대학 졸업도 전에 서류전형 , 두 번의 면접, 건강검진을 통해 최종적으로 대기업 계열에 합격하였는데,

그야말로 아우성치는 취업난 속에 한방에, 운좋게(?), 또래들 중 가장 먼저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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