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새로운 세상, 재택근무 2개월 차입니다.

by 드림트리

바쁠 땐 밥도 못 먹을 만큼 바쁘지만, 안 바쁠 때는 여유롭게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잠도 잘 만큼 자다가 9시에 눈을 떠 컴퓨터를 켜고 “출근했습니다”라고 출근도장을 찍는 지금,

이 현실은 코로나가 내게 준 선물일까.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하여 힘든 일도 많이 겪었고, 휘몰아치는 업무에 휴직까지 고민할 만큼 건강이 안 좋아졌는데 집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부서장들 인식은 집에서 놀고 있다고 인식하며 탐탁지 않아했다.

회사 방침이니 어쩔 수 없이 재택은 시켜줘야겠고,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는 늘 의문이고..

그러던 중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며 점점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재택에 들어가더니, 이젠 회사 사무실이 텅텅 비어있을 만큼 소수의 인원만 출근하고 있다.

아무튼 회사는 이렇게 불가능할법한 일들도 다 가능하게 만들며, 어떻게든 굴러가게 되어있다.

매일같이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 감속에 살았는데 압박감이 모두 사라졌다.

특히 일요일 저녁병이 사라졌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출근해야 한다는 우울감에 살았는데 그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다.

혹여나 불면증에 잠을 뒤척인 날이면 ‘다음날 점심시간에 밀린 잠을 되면 되니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진다.

별것도 아닌듯한 출근 준비, 상사와 함께 있는 사무실 공간이 내게 교묘한 압박감을 주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업무를 보고, 점심시간에는 씻고 머리를 감는다.

재택근무 중 아침잠을 더 자면서 내 나름의 시간을 아끼는 법칙이다.

점점 일을 하다 보니 재택근무의 요령이 생겼다.

힘들더라도 바쁜 일을 집중적으로 몰아쳐내면 다음날에는 여유로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회사에서는 눈치 보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몸이 아프거나 힘들 때마다 차가운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여유가 될 때마다 편한 자세로 쉬어도 아무도 뭐라 그럴 수 없다.


점심시간에는 집 앞 공원이나 호수를 돌고 여유롭게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호사를 누린다.

생각해보면 해가 뜰 때 밖에 나와본 적이 몇 번이었던가.

이토록 맑은 하늘을 감상한 적이 회사 입사 후 인생에 몇 번이나 되었던가.

놓치고 살아왔던 많은 것들을 이제야 나 홀로 만끽한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냈던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심지어 평일 내내, 그것도 대낮에 가족들이 모두 집에 모여 있었던 적은 유아기 이후로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코로나로 밖에 출입도 못하고, 한 공간에서 장시간 동안 함께 보내는 추억(?)을 코로나가 마련해 준 것 같다.

집에서 업무를 하면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생겼다.

TV를 틀어놓거나 클래식, 디즈니 OST, 듣고 싶은 음악들을 맘껏 듣기도 한다.

이어폰은 필요하지 않다.

때로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10분간 스트레칭 겸 운동을 하기도 한다. 오히려 일도 더 잘되는 느낌이다.

집에만 있다 보면 우울감이 느껴지진 않을까.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고 멍 때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울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난 집에서 쉬는 게 아니라 회사 업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우울감을 느낄 새는 없을듯하다.

외로울 때마다 회사 사람들과 사내 메신저를 하다 보면, 소통의 부재 상황은 아니니 문제가 없다.

게다가 (업무적으로) 날 찾는 이들은 어찌나 이렇게 많은지 모른다. 쉴새가 없다.

회사가 그리워지는가, 아직까지는 약간 그립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산책도 다녀오고 커피도 하나 사들고 오는 소소한 재미가 그립다.

영양분 가득한 맛있는 회사 중식은 또 얼마나 생각나는지, 특히 회사에서 점심식사를 놓치는 게 제일 아쉽다.

난 회사를 싫어했던 게 아니라 ,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부담감과 상사들과 함께 있을 사무실 속 공간의 압박감을 싫어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가족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주일간은 호텔에서도 생활하게 되었다.

분리 공간에서 생활하더라도 1명이 확진되면 나머지 가족들도 곧바로 확진된다는 어마 무시한 소문이 우리를 그렇게 완벽히 갈라놓았다.

호캉스 겸 리프레쉬를 한가득 누려본다.

창문을 보면 이전과 다른 배경이 펼쳐진 이곳은 그림같이 아름답다.

색다른 공간, 색다른 경험은 언제나 나를 설레고 새롭게 한다.

아침 조식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다가 다시 호텔방으로 일하러 들어가는 생활.

멋진 뷰와 함께 잠드는 하루. 언제 이런 경험을 또 해볼까.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어려웠는데, 확진자 폭증으로 이번 연도가 되어서야 겨우 재택근무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었다. 색다른 경험을 주는 이 새로운 세계가 신비롭고 행복하다.

난 이렇게 재택근무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 나아가고 경험해보는 중이다.

다만, 코로나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아프고 힘든 일들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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