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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유산 : 건강한 마음, 건강한 몸

부자의 기준이란?

by 드림트리

‘부자의 기준’을 검색하면 ‘돈’을 얼마 이상 갖췄는지 기준이 나온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있다고 한다면, 얼마만큼의 ‘돈’을 상속받았는지가 궁금해진다.

부자의 기준은 무조건 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틀을 깨 주는 일들을 접하게 되었다.


20대에 학교에서 만난 선배는 내게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그녀는 풍부하고 다양한 대화 주제를 갖고, 상대를 편하게 해 주며 어느 누구와 있어도 대화를 잘 이끌어갔다. 참 부러웠다. 내게 없는 이 부분이 '능력'이라고 느꼈다.

게다가 적당한 유머까지 갖춰 웃을 일이 많았다.

나이 많은 교수님들과도, 또래들과도, 어린 후배들과도 잘 어울렸고 모두가 그녀를 좋아하는데 예쁜 외모까지 갖추니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보였다.

“기분이 좋다” , “행복하다” , “속상하다”, “창피하다” 등 감정에도 솔직했고, 어찌나 예쁘고 좋은 말을 쏙쏙 골라서 하는지 듣기가 참 좋았다.

심플하고 단정한 옷을 입고 다니는 그녀를 보며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사람 자체가 명품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20대에 처음 진입한 나는 그야말로 날것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솔직한 마음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묵혀두는 편이었는데, 이런 감정이 쌓이고 쌓여 폭발 직전에 이르는 상태로 살아가는 편이었고,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해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이 가득했었다.

풀어낼 배출구를 찾지 못했고, 찾는 방법도 몰랐고, 늘 심적으로도 늘 불안하고 여유롭지 못했다.

돈이 많은 사람, 학벌이 좋은 사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보면 움츠러들고 말 한마디 제대로 걸지 못하는 물질주의에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 같았다.

요즘 힘들지 않냐며 밥 한 끼 사주겠다고 나를 부른 그녀에게, 솔직한 내 마음 상태를 다 털어놓았다.

“여행을 다녀봐. 이제 돈 버니까 꼭 다녀와봐. 특히 해외여행은 진짜 좋아!”

언제나 느껴지는 여유로운 마음의 그녀를 보며, 난 이때부터 해외여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사고를 넓히며 마음의 여유를 확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부가적으로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대한민국이 정의하는 ‘돈’이 많고 적음의 기준에서 그녀를 보면 부자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녀를 통해 부자라는 건 돈을 많이 소유한 기준이 아니라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여유로움, 심리적인 편안함, 말 한마디에 베인 품격으로도 명품이 될 수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특히 부러웠던 건 부모와 가족 간의 유대관계였다.

그녀의 얘기를 듣다 보면 자신이 느끼는 고민, 감정들을 가족들과 논의하며 고민을 해결해나가는 부분, 가족들과 종종 외식을 하며 기분을 내고 여행도 가끔 다녀오며 새로운 추억을 쌓으며 재미있게 인생을 살고 있는 듯했다. 당연했던 가족들의 존재를 행복의 한 부분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게 참 신기했다.

쉽지는 않았고 여전히 어렵지만, 나 또한 몇 년 전부터 가족들과 유대관계가 많이 좋아진 편이다.

회사에서 있었던 사소한 이야기부터 친구들 이야기까지 두루 꺼내며 잡담하는 걸 즐겨하고, 함께 산책을 하고 쇼핑을 하기도 한다.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평생 내 편인 가족은 정말 중요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가정의 평안은 심리적인 안정감에 큰 영향을 미친 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부자들은 특별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밥 세끼 먹고, 열심히 일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건 똑같다.

단지 명품을 사고, 좋은 차를 끌고 다니는 건 보이는 행복에 불과할 수도 있다.

부자들 중 우울과 불행함을 자주 느끼며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걸 보며,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외로움 공허함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공존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각자의 위치와 상황은 다르더라도 희로애락은 반드시 존재한다.


선배를 통해 부모에게서 물려받을 수 있는 건 꼭 돈뿐만은 아니라고 느꼈다. 또한 돈이 많아도 불행하다는 지인들을 보며 부자를 돈으로만 정의할 수 있는 부분만은 아니라고 확신했다.

평안한 가정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들어주고 때로는 친구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관계, 함께 외식을 즐기고 가끔은 여행을 즐기러 떠나는 삶.

당연한 모든 것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함,

런 삶을 보며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함께 느끼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부모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 중 돈보다 더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는 ‘부자의 마인드 : 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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