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터키는 처음이라서요! 자유여행 경험담을 모두 드립니다

튀르키예 1일차_에세이

by 드림트리

*터키가 국가명을 튀르키예로 바꾸었으나 , 나는 이 글에서 터키와 튀르키예 단어를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터키=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에 내리자마자 터프하게 마스크를 벗어던져버리는 튀르키예인들,

공항안의 터키인들 중 그 누구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방금 터키로 도착해서 벙쪄있는 한국인들만이 ‘저 한국인입니다’를 인증하듯 마스크를 쓴 채 입국심사를 받고 있었다.

이미 이 나라는 코로나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지 오래인듯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오직 외국인들만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 말이다.


도착하자마자 안탈리아라는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국내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모두가 가본다는 풍선배경의 카파도키아, 소금바다 파묵칼레는 가지 않기로 했다. 10일동안 이 넓은 대륙의 모든 관광명소를 다 둘러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직장인으로서 삶에 지쳐 좀비가 되어있을즈음 , 관광보다는 먼저 휴양과 힐링이 필요했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어 안탈리아 공항에 도착한 저녁 8-9시경,

캐리지가 나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거의 마지막에 나와버렸다.

주변의 몇몇 한국인들은 이미 숙소에 도착했겠구나 싶었다.


첫날부터 쉽지 않은 고생길이 열리고 있었다.

특히 아이폰으로 구글 지도를 켜고 '걸어서'를 누른 탓이었을까. 아주 개고생을 했다.

공항에서 내려 숙소까지 이동하기 위해 트램을 타야하는데, 당시 23분을 걸어야한다고 되어있었다.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끌며, 공항밖으로 나갔다.

찻길 옆의 샛길, 그 좁디 좁은 길을 30분을 걸어나갔다가 트램이 있는 곳으로 도착하였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실제로 공항과 트램은 5분거리로 연결되어있었다.

‘공항 주변에 교통수단이 가장 가까이 있을거라는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주변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물어봤더라면... ’

바보같은 모습에 자괴감이 몰려온다.


트램을 터라가야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지 않는다...

트램을 타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야하는데 엘리베이터도 없고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지 않는다. 설마 이 경사 가파른 계단 위로 캐리어를 끌고 가야하는것일까.

어쩔 수 없었다. 트램이 곧 출발예정이었고, 30분 후에 다음 트램이 오는걸로 예정되어있기에 눈에 핏대를 세운 채 캐리어를 들고 혼신의 힘을 다해 올라갔다.

문제는 교통카드를 뽑아야하는데, 교통카드 조작법을 전혀 모르겠다. 곧 트램은 떠날 예정이다.

주변 터키인들에게 눈물겹게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여 겨우 발급받은 후, 트램으로 뛰어들어갔다.

깜깜한 저녁, 약 3년만의 외국 여행, 이 생소한 상황에서 소매치기나 사기꾼들은 아닐까 싶어 무척 걱정했으나 다행히 잘 해결되었다.

트램 안에서 안탈리아로 비행기를 같이 탔던 한국인들을 보게 되었다.

‘40분 전에 우리보다 훨씬 먼저 가지 않았었나, 아직도 출발하지 못했다니’ 슬쩍웃음이 나온다.

그들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캐리지를 끌고 올라왔는지.

“저쪽 반대편에는 에스컬레이터 잘 작동되고 있어요.”

이젠 헛웃음만 나온다.

트램 안, 첫날부터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다.

캐리어에 기대어 얕은 잠을 청하며 긴장을 푼다.


밤 11시 무렵,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 근처에 도착했다.

호텔이었다면 바로 찾아냈겠지만, 생소한 도시에서 깜깜한 밤 중 이 수많은 가정집들 가운데 한 집을 찾아낸다는건 너무 애먹는 일이었다.

호스트에게 메시지로 와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말한다.

‘나는 가지 않습니다.’

귀신들이 나올법한 현관을 통과하여 올라가니 사람들이 사는 현관문이 보여진다.

문제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 무거운 짐을 끌고 3층을 올라야한다.

3층에서 호스트가 말한 위치에 아무리 열심히 열쇠를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3층이 아닌, 4층을 튀르키예 사람들은 3층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우린 한 층을 더 올라가야했던 것이다. 여기서도 30분을 헤매며 체력과 시간을 허비해버렸다.

무엇보다 온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라는 것이다.


안탈리아 에어비앤비 숙소

겨우 숙소열쇠를 겨우 찾고, 뭔가 잘못 잡은듯하다며 한탄하고 있던 찰나, 집 안은 깨끗하고 잘 꾸며놓은 꽤 괜찮은 집같았다. 숙소에 들어와서 짐을 푸니 불안감과 두려움이 한결 덜어진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고생만 하며 끝낼 것인가, 조금이라도 주변을 둘러보고 싶어서 15분정도 밖을 돌아보았다. 생과일 주스를 마시며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과 마음에 위로를 준다.

그래도 생각보다 교통도 좋고 메인위치에 있는 가정집 같다.

내일 아침까지 잠을 자며 체력을 비축한 후, 눈을 뜨자마자 여기저기 둘러보리라 다짐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