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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Dec 07. 2023

10년차 직장인, 휴직을 얻어내다

직장인 휴직 절차 , 휴직 과정

휴직을 하겠다고 회사에 한 달 전부터 이야기했으나 병원 진단서가 없다며 먹히지 않았다.

그렇게 꽤 여러번 반려당했다. 


병원예약을 하려고 했으나, 한 달 후에 오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아픈사람이 이렇게 많았는지 처음 알았다.

겨우 예약을 잡고 그 날이 왔다.

자랑은 아니지만,  자신있었다. 

퇴근 후, 새벽, 주말 가리지 않고 일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과도한 업무를 해야했다. 

그런 상황과 더불어 회사에서도 어찌 못할 (상대측의) 명백한 실책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받게 된 휴직, 그 과정을 공개한다.  


| 휴직계 제출 서류 절차 |

1차 병원 소견서 의사와의 상담 → 2차 병원 의사 상담 및 심리검사 예약 

→ 2차 병원 심리 설문(약 1천여개) 개별 작성 → (약 한달 후) 2차 병원에서 3시간동안 심리상담사와 상담  → (일주일 후) 최종 결과


| 병원 발급 서류 |

'진단서' 를 발급받아야하는데, 진단서에는 진단명과 의사소견서가 포함되어야한다. 

진단명은 검사 결과대로 나왔고, 의사 소견서에는 1)진단명 2) 근로의 어려움 3) 휴직 일수(ex.3개월)

이 있어야 한다. 의사에게 요청하여 서류를 받아냈다.

* 그 외 병원에서는 30여장에 이르는 심리검사결과결과를 함께 제공했으나 이건 회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 회사 제출 서류 |

1) 인수인계서 

: 인계할 업무 & 후임자의 서명이 포함된 서류

2) 휴직원

: (본인 자필 작성) 휴직 사유 & 담당 임원 서명, 자필 의견  

3) 비품 반납 확인서

: 사원증, PC, 모니터, 법인카드, 전화기 등 내가 소유한 모든 비품을 반납완료 후, 담당자 자필 서명

4) 휴직 중 서약서

: 휴직 중 지켜야 할 임직원 윤리(ex. 경쟁사 취업 등) 서약

5) 정보보호 서약서

: 영업비밀 유지

5) 진단서

: 병원에서 발급받은 서류


| 휴직 요청 |

인수인계 일자를 고려하여 진단서가 나오기 전 휴직을 언급하였으나, 

진단서가 있어야 인수인계가 진행되고 휴직이 가능한거라고 하며 내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

나는 이런식으로 계속된 반려 끝에 3달만에 휴직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사례가 없다고 할 만큼 정말 오랜기간 소요되었다. 

보통 한 달 ~ 한 달 반 안에 마무리되는 휴직이 내게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 달 전에는 미리 언급하여 회사에서도 나의 휴직에 대비하여 대체인력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상사 반응 |

어떻게든 막기 위해 설득하고 휴가를 독려하며 최선의 노력을 펼친다.

그러나 내 입에서 휴직 이라는 단어가 나올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와 고민을 거듭했는지 .. 

아마 그들은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있을거다.

휴직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반협박성 멘트를 날린 임원의 밑바닥 인성을 보았다.

그리고 위로해주는듯 했지만 그 뒤에서 함께 침묵, 동조로 조종했던 내 상사의 뒷모습도 보인다.

직장동료이기 전에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라는 생각에 울기도 했지만,  

그들은 본인의 이득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비즈니스로 엮여진 관계이니 이제 이해해주고 싶다.


| 인수인계 |

가장 중요한 인수인계는 한 달 정도 소요되었다. 

그 외 담당하던 업무 중 일부는 핵심 업무라서 휴직 직전까지 계속 끌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주는 퇴근시간이 밤 10시가 넘어설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일을 마무리했다.

퇴근길 몸도 정신도 너무나 힘들어서 몇번이나 주저앉을뻔했다. 

업무페어가 가능한 동료들이 있다면 쉽게 인수인계가 되지만, 단독업무 혹은 핵심 업무를 담당하면 회사에서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인수인계는 히스토리가 담긴 파일자료들을 '파일화'로 정리하여 통으로 넘겨주는게 좋다. 그리고 핵심 자료는 메일로 발송하되, 수신자와 참조자를 여러명 놓길 추천한다. (나중에 못받았다고 딴말하지 않도록..!) 그럼에도 사고 발생 시, 떠난 사람은 반드시 욕을 먹게 되어있다.


| 주변 반응 | 

- 주변 지인들 曰

" 엄청 좋은 회사 다니나보다 "

" 너 핵심 인재니? "

 - 직장동료 曰

" 고생 많았어"

" 진짜 부럽다 "

" 휴직 어떻게 했어? "

" 휴직하고 앞으로 뭐 할거야? "

" 해외여행은 반드시 다녀와 "

" 편하게 쉬어 "


매우 어렵게 받아낸 휴직, 생각해보면 아주 어린시절부터 사회생활을 했던 내게 쉼이 없었다.

10여년만에 느껴보는 평일의 자유, 한 명의 자유로운 사람으로서 앞으로 휴직 일상을 종종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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