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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Sep 12. 2020

인간관계는 무조건 기브앤테이크(Give&Take)다

경험에서 부딪힌 Give&Take의 나쁜 예

A라는 직원이 있다.      

A의 아버지는 금융권에서 꽤 높은자리에 계셨다가 퇴직하셨고,      

집안도 부자이며 결혼 후 강남 한복판에 집을 사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는 평판이 그리 좋지 않다.      

겉에서 봤을 때 주말수당도 열심히 챙기고, 야근할 때면 법인카드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저녁을 자주 시켜 먹는걸 보고 참 알뜰살뜰하게 회사생활한다고 느꼈다.     

누군가는 본인은 눈치보느라 못쓰는 법인카드를 남발해 쓴다고 욕했고, 주말에 놀러나와서 수당을 받아간다고 욕했다.     

필자는 회사에서 아무것도 빼먹지 못하고 살아가는 노예같은 직원이었기에 알뜰살뜰한 그 분이 부러웠고      

그건 능력이지 욕먹을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함께 일하면서 보니 부자라는 소문이 궁색할정도로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일이 없었다.      

다함께 외식하러 나간 자리에서 지갑을 들고나오지 않았다며 본인이 쏘는걸 원천차단하고 관리하는듯한 모습을 보았는데, 심지어 직급도 나이도 한참어린 직원들과 있을때도 커피를 얻어먹었다는 소문도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A는 강남에서 산다는 무한대의 자부심을 갖고, 부자라는 말을 듣는걸 좋아했다.      

얻어먹기만 하고 잘난체하는 모습이 재수없다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점점 A를 싫어했다.     

알뜰하게 챙기는건 돈에서 멈추지 않았다.      

함께 일하는 아래직원이 부당 대우를 받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도 월급이 결정되는 고과를 위해 윗사람 옆에 찰싹 붙어있는 A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소문을 캐내고, 다수 앞에서 아는척하며 뒷담화하는 언짢은 모습도 보았다.

A가 뒤풀이 자리에서 항상 조롱거리가 되고 욕받이가 된 건 얄미운 행동뿐만은 아니라고 본다.     

당연하게 받기만 하는 그 행위가 자신의 평판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A의 주변에는 진실된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 행동이 인간관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A를 보면 본인에게 들어오는 인풋(Input)을 당연하게 여겼고, 남을 위한 아웃풋(Output)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B라는 친구가 있다. 어린시절부터 근검절약이 생활화 되어있다.      

학생시절 10원 단위까지 더치페이를 했던 우리는 어딜가나 돈을 최소로 아끼며 살아왔다.      

가난한 학생 시절을 지나 나는 먼저 취업을 하게 되었다.      

회사생활을 하며 외로움과 지루함을 자주 느끼던 나는 일주일에 평균 3번씩 친한 B를 불러 저녁도 사주고 영화도 보여주며 과소비를 하고 다녔다. 저축은 물건너갔고, 내게 돌아오는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나도 무언가를 받으려고 사준건 아니었다. 그저 과도한 업무량에 지쳐있던 나는 스트레스를 함께 풀고 다닐 동료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흥청망청 쓰며 살던 어느 순간 0원에 수렴된 통장잔고를 보고 충격을 받고 말았다. 

정말 받을 생각은 없었으나,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이후 B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계산하기 전 약간의 뜸을 들여 보았다.     

친구는 계산대 앞에서 계산을 하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한발짝 늦게 계산대로 간 나는 친구가 계산할 의향이 없다는걸 깨닫고 더치페이를 하자고 권했고, 그날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다.      

순간 받는걸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그 친구의 행동이 너무 얄밉게 느껴졌고, 

이제껏 당연하게 사주기만 했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 날 이후 몇 번 더 만났을 때 더치페이를 권했더니, B는 내 연락을 피하고 날 만나는걸 꺼려했다.   

더 이상 이 친구에게 한푼도 쓰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그렇다면 이 친구와 나는 무슨 관계인 것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왔다.


조금 다른 방향으로 아래의 예시를 보자.


친구 C를 만나게 되었다. 

C는 절친한 친구 D와 더 이상 만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하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C가 캐나다로 약 한달동안 여행을 가기로 하였는데, 

고가의 E사 로션을 면세가로 구매해달라고 D에게 부탁을 받았다.      

솔직히 거절하고 싶었다고 한다.

구매해야 할 면세품이 많아 잃어버릴까봐 살짝 걱정도 되었고, 

작은 부피지만 여행 내내 갖고 다녀야했기에 은근 부담도 되었으니.. 그러나 C는 알겠다고 수락했다. 

이후 그들과의 만남을 대화로 구성해보았다.     

(C의 입국 당일)     

D : "C야, 오늘 입국했지? 이번주 주말에 아침 운동 겸 만나자! 참, 로션도 들고 와야해~"     

C : "웅, 방금 막 입국해서 완전 녹초상태야. 그래 주말에 보자"     

(주말)     

C : " D야 로션 여기있어. **원 보내주면 돼."     

D : " 응? 계산이 잘못됐어. (그보다 1-2만원 낮은) *원인데..?"     

C : " 뭐지..? 그럴리가 없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봐봐. 결제한 내역도 보여줄 수 있어"     

D : " (계산기를 두드리며) 이것봐봐. 너가 계산한 금액에서 면세점 적립금까지 빼면 *원이 나오잖아"       

C : " D야, 기존에 적립금 얘기는 나눈것도 없었고, 그 적립금은 내꺼잖아.”      

D : " 무슨말이야.. 적립금을 사용해서 면세품을 사주는걸로 당연히 생각했지. 이건 얼마 할인도 안된 금액이잖아"

C : "적립금은 내꺼에 사용했어. 그래도 D야, 인터넷가보다도 훨씬 저렴해."

D는 돈을 던져주듯 줬고, 포인트 적립금 1-2만원의 차이로 둘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지게 되었다. 


아무리 친한관계라도 부탁을 하는 입장이라면 미리 커피쿠폰이라도 보내주거나 간단한 간식이라도 사주며 적립금 사용을 부탁했으면 어땠을까. 

은연중에 당연하게 모든걸 생각하는 D의 태도가 아쉬웠다. 

적립금을 사용하는게 당연한듯 맞지 않냐고 반문하는 생각없는 태도와

여행중 상대방이 들고다니는 수고비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배려심 없는 부탁이 둘의 관계를 멀어지게 만들었다.  


가족 외의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한다면 , 작은 부탁일지라도 사례(Give)를 하면서 물어보는게 관계를 더 매끄럽게 만든다고 느낀다.

'우린 친하니까 이런 작은 부탁은 해도 되겠지' , '말 안해도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 

작은 빚이라도 갚아야 할 빚이다.


성인이 되며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 어떻게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것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다만, 받기만 하는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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