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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Dec 14. 2020

하늘 길이 막히자 내 삶도 막히다.

다시 느끼고 싶은 해외여행

해외여행을 가서 무엇보다 놀랐던건 해외 공항부터 대중교통을 타고 도착지에 갈때까지 어디든 한국인이 있다는 점이었다어딜가나 있는 한국인 덕분에 국제미아가 되기도 힘들듯했다

해외에 나와서 처음으로 느낀건 내가 이토록 갇혀만 살던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라는 감정이었다

나와 다르게 생긴 사람들처음 접하는 언어문화자연환경도시 그 모든 것들이 내겐 너무나도 신선했고 가슴뛰는 일이었다.     


이젠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행업도 사양길을 걷고 있다

비행길이 막히니 국내로 발길을 돌리던 이들은 바이러스 확산으로 점점 집콕족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해외 여행담을 꺼낸다는건 참 불편하다

그럼에도 언젠가 다시 열릴 비행길을 기대하며 지난날 행복했던 해외여행 경험을 공유해보고자한다 

 

부모님은 어린시절 해외로 나가는 꿈을 꾸고해외를 동경하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가면 다 돈이야그냥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면 되지요즘엔 카메라 화질도 좋아서 더 생생하게 볼 수도 있어거기 다녀온 사람들보다 더 낫다고뭣하러 돈들이고 시간들여서 힘들게 다녀오니.”

그렇게 나의 부모님은 해외여행이란걸 큰 사치이자 가치없는것으로 치부하셨다.     


그럼에도 한 번 쯤은 꼭 다녀오고 싶었다


취업한 이후나의 첫 해외여행은 일본이었다

상사의 눈치과도한 업무량으로 2일밖에 휴가를 낼 수 밖에 없었기에 가장 가까운 나라를 선택했다

비행기표를 왕복 17만원에 저가항공으로 예매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이토록 가까운 나라가 일본이었다는것도 놀라웠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이렇게 해외로 첫 발을 내딛었다     


지하철에서 바라본 일본의 풍경은 우리나라와 무언가 비슷한데 달랐고다른데 비슷했다

무언가 분명 다른 점들을 어떤 표현법으로 설명할 수 있으랴

같은 동양인임에도 그들이 일본인이라는걸 알 수 있었고걔 중에 앉아있는 한국인들은 말 안해도 얼굴에서 티가 났다한국인들은 얼굴만 보고 바로 한국인이죠? **로 가려면 어떻게 가는지 아시나요?”라며 서로 쉽게 말을 걸었다

전통의상을 입고유적지도 둘러보며 그들의 역사를 경험하고 체험했던 한 번도 느껴본적 없는 신선함을 맛보았다.       


이런맛에 해외를 나가는구나’ 라고 맛만 본 후

꼰대같은 상사를 옆에 두고 해외여행길은 점점 희미해져갔다     


이렇게 희미해진 기억속에 어느 날 유럽여행이라는 장대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업무에사람에 지칠대로 지쳐있는 나의 마지막 도피처같은 곳이었다

떠나지 않으면 이대로 미쳐버릴듯한 감정이 몰려올쯤 , 친언니의 계획하에 가족들과 무작정 떠났던 곳이 유럽이었다단언컨대 이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매우 처참했을 것이다

아니다’ 싶을 때몇 번을 생각해도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무조건 환경을 바꿔봐야한다.   

    

한 번도 경험해본적 없는 감정’ ,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행복감’ 난 이 감정을 온 몸으로 유럽에서 느꼈다

단지 동경심 때문은 아니었다황사로 고통스럽던 봄철에 맞이한 유럽 하늘은 매우 높고 맑았다

구름 한점 없는 새파란 하늘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데 그간 힘들었던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느낌이었다

길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은 안뇽하세요라며 서투른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방긋 웃어주는 여유까지..! 

오랜기간 일하면서 내가 언제 이렇게 오랜기간 마음놓고 쉬어봤던가

그저 행복하고 행복해서 감사하다고 마음속으로 한없이 외칠 뿐이었다   

  

여행은 사실 별거 없다

처음 보고경험하고느끼는 색다름이 신선함을 가져올 뿐이다그럼에도 이 감정의 여파는 매우 크다.

TV에서만 보던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들판을 내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책으로 읽고 상상했던 유럽의 어느 시골마을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

단지 이것 뿐만은 아니다.

아침 밥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만든 부모님의 식단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 모두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만들어준 그 나라 음식을 먹고 있다는 것.  이처럼 소소한 것도 환상이 되고 충족이 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지에서는 모두가 넓은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는 말이 있다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색다른 공간을 즐기는 여유그 여유를 강하게 다시 느껴보고 싶은 요즘이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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