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의 진실을 촉구하며..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을 보며 며칠째 나의 온 신경이 여기에 쏠리고 있다.
일면식도 없던 내가 아침에 눈을 떠서도 회사에서도 자기전에도 매일 이 기사만 찾아보길 몇일이 흘렀던가..
‘죽음’이란 것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도울 수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는 자책까지 이를 즈음 결국 한강으로 향했다.
반포 한강 공원.. 친구들과 몇 번 놀러가서 즐겁게 추억쌓던 그 장소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마음 아픈 장소가 되어버렸다.
‘혹시나 내가 휴대폰이라도 발견해서 도움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말안되는 상상을 하며,
무언가에 홀린 듯 난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 5/8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에 하나뿐이었던 소중한 아이를 하늘로 올려보낸 부모의 슬픔을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아무리 남이라지만 처음으로 아이없이 맞이하는 어버이날이라고 생각하니 나 또한 도저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며칠째 마음이 너무 먹먹하고 아파서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로받길 바라는 심정으로 그곳으로 향했던것도 있는것 같다.
현장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있었고, 난 어느새 모여있는 인파의 일원이 되어있었다.
모여있는 시민들은 국화꽃을 보고 한강을 바라보며 여전히 안타까워하고 눈물 흘리고 있었다.
카네이션을 준비해서 온 시민, 손수 쓴 편지를 전달하는 시민,
소정의 선물을 들고 온 시민 그리고 고인의 아버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시민들이 있었다.
아이의 엄마부터 노년의 할머님까지..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시민들이 모여 “힘내세요!”를 외치며, 아이 없이 처음으로 맞이하는 어버이날의 아픔을 함께 하며 위로하고자 했다.
내가 본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자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난 한동안 그 현장에 남아있었다. 아니 벗어날 수가 없었다.
광활하게 넓디 넓은 한강을 보며 고인이 된 아이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느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한강을 바라보기도 하고, 풀숲을 여기저기 주의 깊게 보기도 하고, 정처없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는 쓰레기들을 주우며 말씀하신다.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데...”
고 손정민씨를 처음 발견한 순간 다리에 모든 힘이 다 풀려버려 털썩 주저 앉아버렸다는 민간구조사님의 이야기도 듣게 되었고, 듣고 있는 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수상구조견 오투가 훈련 겸 재롱을 부리며 달래주고 있었다.
나의 인생 한 페이지에 오늘 본 장면들 하나하나를 새겨본다. 마음이 참 아픈 날이다.
고인이 된 22살 꽃다운 청년의 영원한 안식을 바라며..
억울함이 없도록 사건의 진실이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