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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May 09. 2021

마음이 너무도 먹먹해서 가게 된 한강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의 진실을  촉구하며..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을 보며 며칠째 나의 온 신경이 여기에 쏠리고 있다.

일면식도 없던 내가 아침에 눈을 떠서도 회사에서도 자기전에도 매일 이 기사만 찾아보길 몇일이 흘렀던가.. 

죽음이란 것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도울 수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는 자책까지 이를 즈음 결국 한강으로 향했다

반포 한강 공원.. 친구들과 몇 번 놀러가서 즐겁게 추억쌓던 그 장소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마음 아픈 장소가 되어버렸다.


혹시나 내가 휴대폰이라도 발견해서 도움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말안되는 상상을 하며

무언가에 홀린 듯 난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5/8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에 하나뿐이었던 소중한 아이를 하늘로 올려보낸 부모의 슬픔을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아무리 남이라지만 처음으로 아이없이 맞이하는 어버이날이라고 생각하니 나 또한 도저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칠째 마음이 너무 먹먹하고 아파서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로받길 바라는 심정으로 그곳으로 향했던것도 있는것 같다.


현장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있었고난 어느새 모여있는 인파의 일원이 되어있었다

모여있는 시민들은 국화꽃을 보고 한강을 바라보며 여전히 안타까워하고 눈물 흘리고 있었다     

카네이션을 준비해서 온 시민손수 쓴 편지를 전달하는 시민

소정의 선물을 들고 온 시민 그리고 고인의 아버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시민들이 있었다

아이의 엄마부터 노년의 할머님까지..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시민들이 모여 힘내세요!”를 외치며아이 없이 처음으로 맞이하는 어버이날의 아픔을 함께 하며 위로하고자 했다

내가 본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자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난 한동안 그 현장에 남아있었다아니 벗어날 수가 없었다.

광활하게 넓디 넓은 한강을 보며 고인이 된 아이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느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한강을 바라보기도 하고풀숲을 여기저기 주의 깊게 보기도 하고정처없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는 쓰레기들을 주우며 말씀하신다.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데...”  


고 손정민씨를 처음 발견한 순간 다리에 모든 힘이 다 풀려버려 털썩 주저 앉아버렸다는 민간구조사님의 이야기도 듣게 되었고듣고 있는 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수상구조견 오투가 훈련 겸 재롱을 부리며 달래주고 있었다   


나의 인생 한 페이지에 오늘 본 장면들 하나하나를 새겨본다. 마음이 참 아픈 날이다.

고인이 된 22살 꽃다운 청년의 영원한 안식을 바라며..

억울함이 없도록 사건의 진실이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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