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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Jul 01. 2021

직장인들의 집(내집마련, 집값, 지방러출신) 이야기

서울에 나의 아파트가 있다면..

<내 집 마련 성공한 직장인을 향한 수군수군 집 값 이야기>

“내년에 김부장님 정년퇴직 한다던데..”

“진짜 오래 일하셨지.. 30년 이상 일했다고 하던데. 근데 퇴직 후 어떻게 살아가실까..(걱정)?”

“애들도 대학생이니 다 키워놨고, 서울에 집이 두 채에 상가도 하나 있대. 우리가 걱정 안해도 될 듯 해^^”

     

“한** 책임님이 2년전엔가 성북구에 푸**오 아파트를 샀대. 모든 대출을 끌어와도 안되길래 글쎄 부모님 두 분 보증에 신용대출까지 다 끌어들이고 주변에 온갖 돈을 빌려서 산 것 같더라고..”

“아마 지금 집 값 엄청 올랐을텐데..”

“응. 그때 막 주변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수군거림이 있었는데 지금은 뭐 성공했지. 이젠 쳐다도 못볼만큼 올랐을텐데”     


“이**과장님은 3년전에 분당에 아파트를 매매받아 지난해에 입주했대.

사실 분양받은게 아니라 분양받은 사람한테 2억 5천 프리미엄을 더 주고 집을 산거야”

“1금융권, 2금융권에 손대는것도 모자라 지금 3금융권까지 손대고 있다고 그때 엄청 하소연했잖아.”

“맞아. 그때 회식자리에서 사람들이 꼭 그렇게까지 집을 사야했냐고 물어봤더니 와이프 의지가 확고했대. 이혼까지 생각할만큼 힘들어하는거 같던데 아이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지..?”

“근데 거기 지금 8억에서 16억까지 올랐다고.. 요즘 주변의 부러움을 한가득 받고 있다고 하더라”     


“오**주임님은 결혼 엄청 일찍 하셨잖아. 4년전엔가 서울 성수동에 아파트를 샀는데 그 때 5억원대로 주고 샀대..”

“당시 신혼이 5억원정도면 집에서 엄청 도와준거 아니야?”

“응. 2년마다 힘들게 이사다니거나 전세금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양가 집안에서 지원해주고 여기저기 대출 받아서 산거래.”

“근데 거기도 아마 10억정도로 올랐다고 하지..? 와 우리가 남 걱정할때가 아니다.”     


미혼인 우리들의 대화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우리는 앞으로 결혼도 해야하고, 집도 사야할텐데 어떡하냐..”

“빨리 결혼해서 없는 살림에 무리하게 집 산 사람들이 오히려 훨씬 나은거같아”


<경기도 직장인들의 속닥속닥 사는곳 이야기>

(경기도 사는 책임님과의 대화)

“책임님은 결혼한지 10년차죠? 꿈이 뭐에요?”

“저는 경기도 생활 청산하고 이제 서울로 가고 싶어요. 수원에서 서울까지 출퇴근길이 너무 고되네요. 무엇보다 인프라가 갖춰진 서울로 가서 얼른 서울 생활 누리고 싶어요.”

“돈 열심히 벌어야겠네요.”     


(경기도 오산에 사는 직원과의 대화)

“**님, 너무 부러워요. 서울 살잖아요.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에서도 외곽이라 멀기도 하고 주변에 백화점, 대형마트 이런거 아무것도 없어요.”

“가는 길에 대형마트 이런곳 들렀다가 가면 안돼요?”

“말이 쉽지 퇴근 후 대중교통 타면 어디 들렀다가는게 귀찮고 지치는 일이에요. 바로 집으로 직행하게 되어있어요.”

“그래도 $$님은 차가 있잖아요. 저는 차가 없어요.”

“서울은 차 없이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으로 모든 곳을 쉽게 다닐수 있잖아요. 저희쪽은 차 없으면 절대 못살아요. 필수에요. 서울만 살아서 이런 서러움을 모를거에요”    

 

(경기도 하남, 다산 사는 직원들과의 대화)

“이제 거기 동네는 사실상 서울 아니에요? 서울이랑 거리도 가깝고, 교통도 편하고, 신도시에 인프라도 좋은 곳에서 살고 있잖아요”

“서울에서 집까지 정확히 1시간 30분 걸려요. 버스 시간 놓치면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해요. 아침에 일찍 오고 늦게 퇴근하는게 차라리 마음 편한 것 같아요. 안막히고 오히려 더 빨리 갈 수 있거든요.”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동료들은 마음속에 서울에서 살고 싶은 꿈을 늘 내비춘다.

서울로 진입하고 싶은 사람들은 과거부터 항상 많았고, 그 중에서도 편리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대출금 값느라 힘들다는 곡소리보다 그조차 놓쳐버린 이들의 곡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뭘 잘 모르는 내가 그들에게 제안한다.

“그럼 서울에 빌라가 엄청 많으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매매해서 살면 안되나요?

출퇴근 시간만해도 꽤 될텐데 빌라 사서 출퇴근시간도 줄이고 서울 인프라도 누리며 살면 되잖아요.“

“경기도지만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아파트를 포기하기는 좀 어려운게 제 솔직한 심정이에요. 회사 출퇴근을 제외하면 정말 깔끔하고 인프라도 다 갖춰져있어서 살기 좋거든요. 애들도 아파트 주변의 학교로 보내야하는데..”

즉, 멀게 봤을 때 아파트 안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아파트 주변의 학교로 초,중,고를 보내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자신만을 생각하면 빌라든 원룸이든 살 수 있지만 가정을 이루고 멀리 바라본다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게 그들의 입장이다.     


<지방러 직장인들의 재잘재잘 집 이야기>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하는 직원과의 대화)

“저는 충북 진천에서 살다가 스무살에 서울로 올라왔어요. 대학생 때는 학교 기숙사, 하숙집에서 주로 생활했구요. 졸업하고나서는 고시원에서 한달 살고 , 구의역 부근 쉐어하우스 빌라에서 1년정도 살았어요.”

“고시원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쉐어하우스 입주가 조금 늦어져서 한 달 살았었죠. 면접보러 다녀야하는데 지방에서 매번 올라와서 볼 수는 없잖아요. 숙박할곳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었죠. 솔직히 취준생 신분에서 그것도 비쌌어요. 10년전에 한 달에 고정비가 25-35만원이었으니..”

“맞아요. 지금 제 월급에서 25-35만원도 엄청 아까운데, 취준생 신분이면 더 했겠네요.”

“지금은 회사 입사하고 대출 받아 전세로 살고 있는데 월세처럼 크게 고정비로 나가는게 없으니 나은거 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 집 값 너무 비싸요. 평생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가능할까 싶네요. 특히 서울에서 아파트 산다는 직원들 보면 정말 신기하고 부러워요. 가끔은 따라잡기 어려운 그들에게 화가 나기도 해요.”      


(인천에서 살다가 서울로 온 직원과의 대화)

“오늘 회사 오는데 지하철 놓쳐서 3시간 걸렸어요. 어제는 2시간 40분 걸렸는데..”

“인천에서 강남까지요..? 그럼 매일 왕복 출퇴근하는데 얼마나 걸리는 거에요..?”

“5시간 이상 걸리는 것 같아요. 환승해야하니까 지하철 안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해요.”

그 직원은 결국 6개월 만에 서울 회사근처의 빌라로 전세를 얻었다.

그런데 얼마 전 전세 2년 만기가 되어 집주인에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결국 협의 끝에 2천만원 올리는 걸로 했어요. 제 수중에 그 정도 돈은 있으니까 다행이죠. 그래도 이제 법 개정으로 2년 더 살 수 있으니까 4년은 걱정 없겠네요.”       


어딜가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집’ 이야기는 최고의 화제거리이다.

이름만 알던 혹은 얼굴만 알던 동료들의 구체적인 내 집 마련 스토리가 흘러흘러 내 귀까지 들려오기도 한다.  

전세, 월세, 미혼으로 살아가는 직장인은 월급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져가자 코인, 주식 등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10억에 다다르는 서울 아파트를 2-300만원의 월급으로 과연 살 수 있을까. 재테크 만이 답이라며 경매, 부동산 재테크 강의가 활개를 치고 있다.

50대가 된 분들은 말한다.

“당장 희망이 없는 것 같지만 넌 아직 젊잖아. 살아가다보면 기회가 분명 올거야.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을 수 있어야 해. 꾸준히 돈, 경제 공부 열심히 하고..!”     


나에게 다가올 희망과 기회를 기대해보며 직장인들의 집 이야기를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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