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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집안마다 근심이 있다.

많은 부자를 본 후 내가 꿈꾸는 삶

by 드림트리

누구나 부자의 집안을 부러워한다.


여유롭고 풍족해 보이는 삶, 대궐같이 넓고 좋은 집에서 사는 그 사람을 보아하니 부유함이 티가 난다.

도우미도 쓰고, 먹고 싶은걸 먹고, 사고 싶은걸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사는 것 같다.

사람조차도 말끔해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여 다가가기도 살짝 거리감이 느껴진다.

점점 초라해져 가는 나 자신이 보인다.

'나의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든지..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다만 지금처럼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텐데.. '

그들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세상이 참 불공평한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부자의 기준은 '집'이었고, 이젠 그 기준이 더욱 명확해졌다.

가진 자는 더 잘 살게 되었다.

몇 채의 집과 건물,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 가만히 있어도 점점 그 가치는 올라간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삶'

과연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 그들은 언제부터 부자였을까.

한 집안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남편의 사업 문제로 급식소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안 해본 게 없다는 그 아주머니가 몇 년 안 본 사이에 상당히 변했다.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 걸친 채 푸석하고 수척해 보였던 외모는 사라지고, 멋진 액세서리와 명품백을 두르고 명품차를 뽑고 와서 오랜만에 인사한다.

"잘 지냈니? 오랜만이네~"

어머니들끼리의 대화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놓는 걸 듣게 되었다.

두 딸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열정적으로 시간, 돈, 노력을 쏟아부었는데, 인 서울도 못 들어간 게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한다.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점점 말이 없어지는 자신을 보고,

따라주지 않는 아이들이 원망스러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과 제주도로 골프를 치러 다녔다고 한다. 지인들이 자식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뒤로 슬금슬금 피하게 되는 게 너무 자존심이 상한다며,

자신이 갖고 있는 근심이 이 세상의 가장 큰 근심이고 엄청난 문제인 마냥 얘기한다.

아주머니가 떠난 후, 난 어머니에게 말했다.

"저 집안은 대학이 그렇게 중요해? 아버지 사업 물려받으면 되잖아. 그건 대학이랑 상관없을 텐데"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그냥 부모의 욕심이지. 화려해 보이는 삶 속에서도 혼자 온갖 근심을 다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사실 정말 별거 아닌 문제인데.. "


또 다른 부잣집의 이야기다.

백화점 VVIP실에서 매일 차를 마시고 쇼핑을 시작한다는 그분, 한 번도 가판대의 누워있는 상품을 사 본 적이 없다는, 내겐 신기한 존재였던 그런 분이었다.

대궐 같은 집에서 사는 그분은 종부세(종합부동산세)로도 상상할 수 없는 세금을 냈다고 한다.

그런 집에서는 설마 어떤 고민이 있을까 싶었다.

남편은 사업가로는 성공했으나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고, 두 아들은 곧 40대인데 아직 무직이라 고민이 많다고 한다. 조심스레 얘기를 했더니 잔소리하지 말라고 소리치며 집을 나간 상태라고 한다.

그 집안의 어머님은 삶이 너무 힘들고 근심이 너무 많아 정신과 상담도 남몰래 받고 있다는 소식에 나 또한 놀랐던 적이 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구나


마지막 이야기이다.

그 부잣집에는 무남독녀로 금지옥엽처럼 아끼는 딸이 있다. 이미 20대 초반부터 부모 돈으로 좋은 차도 사줬고, 함께 백화점 쇼핑하는 날이면 직장인 딸에게 명품백도 사주며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줄만 알았던 그 집.

그녀가 불행함을 느끼는 요소는 내게 있어서 상상을 초월했다. 그녀(딸)의 사촌 중 동갑내기 사촌 친구의 가족은 한 기업을 꾸려 직원이 1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자신보다 좋은 차를 갖고 있고, 더 좋은 집에 살고, 자신보다 더 럭셔리하게 살아가는듯한데, 그 기업까지 이어받을걸 생각하면 질투심과 부러움이 폭발하는 느낌이라며 불행함을 토로한다. 그녀의 정신세계 안은 그 사촌 친구가 지배하고 있는지 오래 인듯했다.


집에 돌아와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자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고마운 줄 모르는 거지. 넉넉한 집안에서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전혀 모르고 있는 거지"


부자라고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다.

부자가 느끼는 행복이란,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인 걸까.

생각해보면 부자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한 푼도 없는 사람은 5억을 가진 사람을 부자의 범위로 생각하고, 5억을 가진 사람은 10억을 가진 사람을 부자 범위로 넣어두고, 10억을 가진 사람은 20억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주변만 봐도 갖고 있는 자산에 상관없이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생활도 완벽히 다르다.

근검절약하며 아끼는걸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여행에는 통 크게 돈을 쓰는 경우도 있고, 많은 돈을 갖고도 스크루지처럼 살아가는 경우, 많은 돈으로 마음껏 소비하고 사는 사람 등등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가치관을 갖고 행복을 좇아 살아간다.


30대가 되어 느낀 점은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다 행복하지 않고, 똑똑하다고 다 행복하지 않고, 돈이 많다고 다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성인이 된 후, 10여 년간의 경험 끝에 난 이런 삶을 꿈꾼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그려가며,
그 삶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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