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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니 Jan 21. 2016

기도

구름가득한 오랑대에서 빌어보는 한해 무사 기도


"쾅"...!!!

 순간 앞이 캄캄해지며..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스물스물 피어나는 매쾌한 냄새에.. 

정신을 차려보니 자동차 에어백이 터져 피어오르는 연기에 목이 따가워 오고..

조수석에 자리한 집사람은 인기척이없다.


"은희야".. "은희야" ...

기어들어가는 목에 힘을짜내 집사람을 불러본다.

그때서야 정신을 차린 집사람은 .. 밀려들어온 핸들에 몸이 끼인 나를 바라보며 기겁을 한다.


마주오던 차의 급한 좌회전으로 정면 충돌한  교통사고 였다.

벌써 이개월이 흐른 지금.. 어느정도 기운도 차리고 몸도 제 자리를 잡았지만..

가뜩이나 잘 풀리지 않는 사업에 교통사고까지..


너무도 풀리지 않는 일에 수소문을 통해 알게된 철학관을 찾게된 우리 부부였다.





올해.. 우리 가족중 세명이 삼재에 들었대나.. 뭐래나!!

더 크게 다칠수도 있는 운명이었지만..  작년 말 돌아가신 친지 어르신들이 돌보아 주셨단다.

2016년 올 한해 그닥 좋지않은 일들이 일어날수 있으니.. 

새해 정초 해뜨는 바다에 나가서 소원 성취문을 써서 기도를 올리는 게 좋을듯 하다는 말을 한다.


원래.. 그런 것들을 믿지 않는 우리 가족이지만..

알고서 가만있을려니 .. 영~~ 마음이 게운치 않은 것은 어쩔수 없는일!





새해 첫날을 십일 넘긴 이른 새벽..

찬바람 가득한 도로를 달려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오랑대로 향한다.





이른 새벽.. !!

앞도 잘 분간이 되지 않는 어두운 시간..

이런 일이 처음이기도 했지만..

이리.. 저리.. 사람들 보는 눈이 부담스러운 건 어쩔수 없다.


먼 동쪽 바다 수평선 가득한 구름은 기운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쉽게 내어주질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층층히 쌓이는 구름은 그냥 태양 보기를 포기해야하는 마음까지 들게 하고..

그 마음은 어느덧 체념으로 바뀐다.


먼 이곳까지 와서 그냥 가기는 더욱 그러하기에...


태양도 없는 동녘끝 수평선을 바라보며..

준비해온 성취문을 조용히 읽고 불을 당긴다.


" 올 한해 무사하고.. 소원 성취되기를 소원합니다. "










비록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기도 한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마음이 게운해짐을 느낀다.

추위속에 떠는 집사람과 애들을 보며..

올 한해.. 좀더 신중한 행동과 마음가짐으로 닥쳐 올 나쁜 일들에 맞서 이겨 내는 우리 가족이 될수 있기를 조용히 바래본다.

.

.

.


많이 춥고 힘든 길이었지만..

마음에 두고 있던 일을 했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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