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의미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다. 에브리싱이다.

by 맥켈란

신기한 일이다.

서른 즈음부터였을까. 소소하지만 소중한 이에게 줄 때 마음이 충만해졌다. 고맙다는 말보다 빙그레 미소면 충분했다.


어릴 땐 태양우주 마냥 선물은 받을 때만 신이 났고 가족이나 지인 생일은 말 그대로 챙기기였다. 그러다 성인이 돼서 바빠지면 선물은 봉투가 된다.


양가 부모님 생신 명절 때도 어김없이 종이 선물이었다. 그런데 이번 어버이 날 때 새언니가 돈을 모아 식탁을 해드리면 좋겠다고. 깨져있는 모서리 유리 조각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빠른 84 동갑내기 언니인데 매일 배운다. 언니는 김씨네 가족에게 덩굴 채 오신 선물이다.


막내 우주까지 여덟 식구가 앉을 수 있는 반듯한 식탁이 친정 주방에 자리했고, 내 생일파티를 했다. 봉투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엄마가 특히 더 행복해했다. 착각이었구나. 반성을 했고 샴페인을 고를 때만큼 선물에도 진심을 담아야겠다는 깨달음이.


특히 정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받을 때보다 줄 때 에브리싱이 된다. 어떤 이들은 내게 산타라고 부르고 다른 이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하고 우주는 야 고모!라고 부른다.


큰 걸 주지는 못한다.

마음 같아선 오퍼스원과 로마네꽁띠를 함께 나누고 싶지만, 평소 마셔보고 싶었던 주류나 소품들을 고를 때 한두 개 더 사서 나눈다. 맛있지? 가성비 괜찮지? 할 때 무릎을 친다.


부쩍 친해진 친구를 집에 초대했다.


유니와는 소풍도 가고 러닝도 같이 뛰고 헬린이 놀이도 했다. 한강에서 와인을 마시고 망원동 연남동 맛집을 갔다.


대화가 즐거운 친구다.

참 묘한 일 있는데, 내 술잔이 천천히 비어진다. 취하면 카카오를 부르는데 2차로 카페를 가자고 한다. 내 오랜 친구들이 알면 놀랄 일이고 오빤 흐뭇해한다. 최근에 글을 다시 쓰게 된 이유도 이 아이일 듯싶다.


유니가 마시면 두 눈에 별을 띄우는 아이스와인과 먹고 싶다는 뇨끼와 멜론프로슈토 달달한 핑거푸드를 준비해 맞이했다. 덕분에 꺼져있던 블루투스 스피커도 전시용 식기류도 세상 밖에.


매번 만나지만 늘 새로워 놀랍다.

여리지만 단단한 아이다. 더 먼 길을 다녀오면 많이 자랄 동생이다. 유니에게 아이스와인보다 더 스위트한 세상을 선물하고 싶다. 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겠지.


어느새 자란 유니가 새로운 가게를 연다.

자신이 살고 싶은 연희 거나 연남에서. 자리 잡기까지 갈 길은 멀지만 잘 해내갈 거라 믿는다. 우리 집에서도 갈 길은 멀지만 자주 찾아가 손님놀이할 거다. 연남동 힙하던데요?


윤아~항상 응원해.

하고 싶은 거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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