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안녕

bgm.에픽톤프로젝트-그대는 어디에

by 맥켈란

싸이월드 아이디 정크. 풋내 나는 객기 부리던 시절.

선배를 만났다.

나는 입사하는 날. 선배는 퇴사하는 날.

스치듯 인연이 시작됐다. 근처 맛있는 파스타 집이 있다며, 시간 되면 식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거절할 이유 없어 나란히 걸었다. 대화가 즐거웠고 단단한 가치관이 부러웠다.

그렇게 인생 사수가 되고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풋내는 얕아지고 강단이 생겨났다. 세상을 틀리지 않고 다름을, 남의 시선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나 자신을 가장 뜨겁게 사랑해야 함을, 영화와 음악을 얻었다. 자유를 느꼈고 하루하루 신이 났다.

10년. 10년이다.

그 세월 선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건 네 생각이고!” 자기 말이 곧 법이라며 짜증 섞인 화를 뱉기 일쑤. 얼굴에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돈도 안 되는 것들!”이라는 말로 후배들 가슴을 꼬집었다. 자본주의의 노예. 흔히들 말하는 꼰대가 되어 있었다. 인격이 점점 못생겨지더니, 결국 선배는 갱년기 말기 시한부 꼰대가 됐다. 너무나도 속상했고 그리웠다.

선배 기억나세요?

가족이라도 가치관이 다른 자와는 같이 갈 수 없다고 하셨었죠?

선배, 죄송해요.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 인가 봐요. 행복을, 행운을 빌게요.

선배, 안녕.

Bgm. 에픽톤프로젝트- 그대는 어디에

이전 03화단골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