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안녕

bgm.이승환-울다

by 맥켈란

세수를 하는데 갑자기 울음을 뱉었다.

벗어난 줄 알았다. 안녕한 줄 알았다. 털썩 주저앉아 신명 나게 울었다.

시험관으로 어렵게 임신을 했던 적이 있다.

첫 번째 아이 태명은 열무. 잘 크나 했더니 7주 차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슬펐지만 한 움큼 하품만큼 눈물이 났다. 두 번째 아이 태명은 포도. 반짝이는 포도 한 송이를 품 안에 껴안은 태몽을 꿔서 포도다. 이 아이는 심장도 벌렁벌렁 잘 뛰고 몸집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시험관 병원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초음파를 보는 날이었다. 화면을 보던 전문의 표정이 아스팔트 껌처럼 굳어지더니 또 다른 의사를 불렀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던 두 사람. “자세한 설명은 주치의에게 들으세요” 초음파를 마치고 의자에서 내려올 때 눈 앞이 깜깜했다. 쩜쩜쩜. 돌연변이란다. 태어나도 3일도 못 버티고 저 세상으로 간다는 사망 선고를 받은 아이. 하늘이 무너졌고 시험관을 강요한 엄마가 너무나도 미웠다.

1년이 흘렀다. 다 잊은 줄 알았다. 상처가 아물었다고 믿었다. 흉터가 아플 수도 있구나. 그래도 털어놓을 수 있는 내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했고, 아이처럼 목 놓아 우는 내 자신이 기특하다.

안녕, 아가야. 우리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만나서 놀자!

Bgm. 이승환-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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