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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켈란 Jun 26. 2023

자유의 정의

시간은 가고 나이는 먹고 자유도 변했다.


자유

한번 홀딱 젖고 나면 더 젖을 수 없다.

그때부터 자유.


‘이적의 단어’에 나오는 자유다.


어릴 적 우산 없는 하교 길에 비 피하는 걸 포기하고  한번 쫄딱 맞고 나면, 그때부터 더 젖을 일이 없어서 한없이 자유로워졌다고. 이적은 말한다.


이해가 됐다. 지금도 철없지만 철부지 어린 시절 일부러 비를 맞으며 자유를 만끽했던 추억이 있다.


오늘 장맛비가 쏟아졌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땀이 흥건한 옷을 입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는 중이었다. 툭툭. 가볍게 터치하는 빗방울이 곧 터프한 빗줄기가 되어 쏟아졌다.


이미 젖었지만 피하고 싶었다. 자유를 느낄 수 없었다. 나의 자유는 뽀송한 삶의 질이 받쳐줘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젖었는데 젖으면 더 무거워질 뿐이다. 힘들 때 힘 내면 더 힘들 듯이 말이다.


시간은 가고 나이는 먹고 뭐든 변한다.


아직 하교길을 걷고 있는 이적이 조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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