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다.
북 코디네이터의 투덜투덜 책사랑 이야기
나는 이 소녀를 사랑한다.
용감해서가 아니다.
자기처럼 길을 잃은 아기늑대를 어떤 편견도 없이 품에 껴안는 모습에 감동받아서다.
<철학자와 늑대>를 읽은 후 늑대에 매료된 나는 늑대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생태학자, 소설가, 그림책 작가, 식물학자, 사진가, 그냥 늑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늑대가 등장하는 책들이 쌓였다. 지치고 힘든 날이면 몰래 꿀단지를 꺼내듯 한 권씩 펼쳐 늑대 사진과 그림을 보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 책들 속에는 삶의 중요한 원리와 삶에 임하는 태도와 철학이 깊고 진하게 배어있었다.
[늑대 북클럽]을 꾸려야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고 힘이 솟았다. 아우우우우우~~~!
그러다 고개를 젓곤 했다.
아냐 아냐 나 혼자 몰래 만날 거야.
나만의 늑대.
나만의 비밀숲에서.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녀>라는 제목이 나는 너무너무너무 아쉽다.
원서 제목으로 보면 늑대가 주인공인데!!
이 책에 굳이 주인공을 내세울 필요도 없고, '용감'이라는 프레임에 한정지을 까닭이 없다.
소녀와 아기늑대 사이에는 얼어죽기 직전 서로를 살리는 온기, 가족과 무리를 애타게 찾는 마음, 서로의 가족을 향한 애정이 있을 뿐이다.
늑대의 본성과 야생의 삶에 대해 알아갈수록 오랜 시간 학습되고 길들여진 늑대 이미지가 얼마나 인간 중심적이고 왜곡된채 부정적으로 각인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이 그림책의 작가 #매튜코델 은 감사의 글 말미에 이렇게 썼다.
'특히 옐로우 스톤 늑대 프로젝트의 키라 캐시디에게 감사드립니다. 늑대, 그리고 늑대의 행동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심도 있게.
이 말에 밑줄.
애정은, 여기서 시작된다.
책장 앞에 꽂을 자리가 없어 쌓아놓은 늑대책들을 슬쩍 쳐다본다.
흠... 좋다. 근데 어떡하지. 내 늑대책들을 자랑하고도 싶고, 숨겨두고도 싶고.... 아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