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기까지 5개월이 걸렸다.
갑자기 삶 속으로 들이닥친 폭풍우에 휘말려, 생각을 기록할 여유조차 없었다.
가급적 매일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신은 때론 아주 작은 소망조차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다. 매일 글쓰기 같은, 소박한 바람도 말이다.
글을 쓰지 못한 지난 시간이 아쉬워, 비겁하게도 신의 탓을 해본다.
그동안 예고 없이 찾아온 자금 위기로, 몇 억의 돈을 급히 마련해야 했다. 매일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결국 몸에도 탈이 났다.
그럼에도 모든 것은 지나간다.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한 폭풍도 결국은 사라진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불행에도 끝은 있다.
난파된 하루하루를 이어 붙이며 “그래, 그래도 최선을 다해 보자. 끝은 있으니까.” 되뇌며 수개월을 보냈다.
그러자 또 제법 평범한 하루가 찾아왔다.
5개월간 나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멈춘 것이 아니라,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던 것이라 믿어본다.
그래, 폭풍우를 견뎌낸 우리는
또 다른 폭풍우가 찾아와도 끄떡없을 만큼
더 단단하고, 더 견고한 뿌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