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남편 손을 잡고 싶어서 둘러대봅니다.

by 지구비행사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유한함을 생각한다.


우리의 시절을 온 힘으로 끌어안고 싶다.

길지 않을 시간이 도망치지 않도록,

기억 속 어딘가로 흩어지지 않도록.


그러다 생각이 시간의 끝에 이르면,

나는 금세 칠흑 같은 슬픔에 잠긴다.


그럴 때마다 나를 살게 하는,

찰나의 사랑들.


작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던 아이.

말없이 어깨를 토닥이던 아버지.

조용히 안아 주던 어머니.

남편의 웃는 얼굴.


그런 생각 끝에,

곤히 자는 아이의 손을 잡아 보고

남편의 투박한 손을 살며시 잡는다.


나의 손길이,

결국 너를 살릴 찰나의 사랑이 될 테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완벽한 인생을 사는 방법